에쓰오일, 사상 최대 반기 실적… 대규모 설비 투자·사업다각화 영향

  • 동아경제
  • 입력 2021년 7월 27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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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영업益 1조2002억 원
1분기 이어 2분기 연속 ‘깜짝 실적’
매출 12조558억 원…39.4%↑
석유화학 복합시설 운영 안정화
사업다각화·수익성 개선 실현
취임 2주년 알 카타니 CEO ‘위기대응’ 주목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에쓰오일(S-OIL)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2002억 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전 최고 실적인 2016년 상반기 1조1326억 원을 웃도는 성적이다. 대규모 석유화학 시설 투자를 통한 혁신이 실적으로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2분기 영업이익은 5710억 원으로 1분기(6292억 원)에 이어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실현했다고 전했다.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갔다. 상반기 매출액은 12조558억 원으로 전년 동기(8조6502억 원) 대비 39.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 측은 싱가포르 정제마진 약세로 불리한 여건에서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재고 관련 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절반 이상 축소(2860억 원→1390억 원)됐지만 휘발유와 경유 등 주요 제품 마진 개선으로 높은 실적을 유지했고 판매량과 매출이 각각 11.6%, 25.6%씩 늘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중질유 가격 약세로 인해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좋지 않아 경제성이 낮은 역내 정제설비들은 가동률을 낮췄다”며 “반면 신규 고도화 시설(RUC)에서 중질유를 원료로 투입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석유화학 원료)을 생산하면서 오히려 최대 가동을 지속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유황 벙커C 등 중질유 스프레드(HSFO-두바이 원유가)는 1분기 배럴당 -4.9달러에서 2분기 -7.8달러로 하락했다. 반면 에쓰오일 주력인 휘발유는 이 기간 5.1달러에서 8.1달러로 58.8% 상승했다. 제품 판매 물량도 전 분기 대비 11.6% 증가했다.
에쓰오일 석유화학시설(ODC)
에쓰오일 석유화학시설(ODC)
에쓰오일은 신규 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 운영이 안정화 되면서 수익 창출원이 다양해지고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석유화학과 윤활 등 비정유부문이 반기 영업이익의 58.8%(7057억 원) 비중으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윤활기유부문 매출액 비중은 9.8%(1조1858억 원)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은 39.4%(4734억 원)에 달했다. 정유부문은 매출액(8조6456억 원)과 영업이익(4945억 원)이 각각 71.7%, 41.2% 비중을 차지하면서 균형 잡힌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어려운 시기에 주요 생산설비 정기보수 등을 통해 기회를 대비한 노력도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에쓰오일은 코로나19 여파로 석유제품 수요 감소와 정제마진 하락, 재고평가 관련 대규모 손실 등 열악한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던 작년 2~3분기에 주요 설비 정기보수를 단행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정기보수로 인한 가동 중단 없이 주요 설비를 모두 최대 가동하고 있다. 주요 생산설비 가동률은 원유정제 98.8%, 중질유 분해 103.9%, 올레핀 생산 109.7%, 윤활기유 101% 등으로 설비가 ‘풀가동’ 중이라고 한다.

이달 초에는 울산공장이 2019년 10월 22일부터 총 627일간 단 한 건의 인명사고 없이 공장을 운영한 기록을 세웠다. 창사 이래 최장기간 무재해 800만 안전인시를 달성하면서 안전 가동에도 추진력을 더했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취임 2주년을 맞은 후세인 알 카타니 CEO의 위기대응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알 카타니 CEO는 지난 2019년 6월 취임 직후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 준공식을 주최하고 연말에 상업 가동을 개시했다. 알 카타니 CEO 체제 하에 설비 운영 안정화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공장 최적화, 효율 향상 등 경제성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적 의사결정이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하지만 세계적으로 주춤했던 경제 활동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수송용 연료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정제마진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석유화학 주력 품목인 산화프로필렌(PO)과 폴리프로필렌(PP)도 견조한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시황이 개선되고 윤활기유는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강해 스프레드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RUC/ODC에 이어 석유화학 비중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샤힌(Shaheen·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소 연료전지 업체인 FCI 지분 투자를 비롯한 신사업 분야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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