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가르는 불꽃 방망이 이정후 “내가 도쿄해결사”

강동웅 기자 입력 2021-07-09 03:00수정 2021-07-0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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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5년 연속 100안타 기록
최연소 이승엽에 3일 모자라
타율 0.345에 8경기 연속 안타
“올림픽 못 가본 아버지 몫까지”
‘바람의 손자’ 이정후(23·키움·사진)가 도쿄 올림픽 야구 출전을 앞두고 가장 많이 언급한 인물은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코치(51)가 아닌 선배 이승엽(45·은퇴)이다. 이정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10세였다. 초등학교 야구부 숙소에서 (경기를) 봤는데, 이승엽 선배의 한일전 홈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한국은 전승 우승의 신화를 남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정후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에서 이승엽이 쏘아올린 8회말 2점 홈런도 기억하고 있다. 그는 “당시 직접 도쿄돔에 가서 봤었다. 너무 어릴 때라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도쿄돔에서 진짜 뛰어보고 싶다’ 이런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서는 이정후는 어느새 이승엽과 같은 해결사를 꿈꾸고 있다.

최근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세운 5년 연속 100안타 기록 역시 이승엽을 쫓아가는 모습이다. 이정후는 7일 SSG와의 안방경기에서 3회말 1사 후 상대 선발 샘 가빌리오를 상대로 시즌 100번째 안타를 생산해 냈다. KBO리그 역대 78번째로 1999년 이승엽의 최연소 1위(22세 10개월 14일)에 단 3일 모자라는 2위(22세 10개월 17일)의 기록이다.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던 아버지를 대신해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도 크다. 이정후는 “지난해 세운 목표가 올림픽 대표팀에 뽑히는 것이었다. 이번에 (도쿄 올림픽에서) 내가 아버지 몫까지 해야 한다”며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범 코치는 현역 시절 국가대표로 WBC 등에서 활약했지만 올림픽에서는 프로 진출, 예선 탈락 등으로 출전의 기회조차 없었기에 야구 인생의 아쉬움으로 밝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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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최근 타격감은 ‘물이 올랐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번 시즌 타율 0.345를 기록 중인 이정후는 지난달 25∼27일 3경기에 나서는 동안 13타수 무안타 등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롯데전에서 안타를 추가하며 타격감을 회복한 이정후는 7일 기준 8경기 연속 안타, 이달 들어서는 6경기 타율 0.400(20타수 8안타)의 성적을 내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는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중요한 재목”이라며 “타고난 재능도 뛰어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스스로 열심히 준비도 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플레이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롤 모델’로 삼는 선배의 기록을 이미 뛰어넘은 경험이 있다. 5년 연속 100안타 기록으로 종전 최연소 2위였던 팀 선배 김하성(26·샌디에이고)을 3위로 내려앉혔고, 한 시즌 200안타의 대기록을 가진 팀 선배 서건창에게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정후는 KBO리그가 휴식기에 들어가는 19일 대표팀 소집에 합류한 뒤 20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도쿄 올림픽 대비 막바지 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바람의 손자#이정후#도쿄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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