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12월 개통하는 서대구역… 117년만에 열차 정차 새 시대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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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등 1081억원 투입해 이달 준공
경부선 KTX 하루 양방향 21회 정차
구미∼경산 대구권 광역철도도 경유
2030년까지 역세권 민관 공동 개발

17일 서대구역사 3층 대합실에서 윤현기 건설사업관리단장이 팔공산을 본떠 만든 벽면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17일 서대구역사 3층 대합실에서 윤현기 건설사업관리단장이 팔공산을 본떠 만든 벽면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17일 오전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역 건설현장 사무실은 분주했다. 공사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과 시공사 직원들이 사용한 이 건물은 1996년 생긴 서대구화물역이다. 바로 옆에 우뚝 선 서대구역은 이달 준공을 앞두고 위용을 드러냈다. 윤현기 서대구역사 신축공사 건설사업관리단장은 “25년간 열차가 정차한 적이 없는 화물역은 다음 주 철거한다. 12월 서대구역이 개통하면 경부선이 완공된 1904년 이후 117년 만에 열차가 정차하는 새 시대를 여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대구역 내부는 막바지 마감 공사가 한창이다. 4층 규모의 역사 1, 2층에는 신호 및 공조기계실 등이 자리를 잡았다. 3층은 맞이방으로 사용하며 4층은 푸드코트 등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윤 단장은 “처음 계획은 3층 규모였지만 열차 이용객 등의 편의를 고려해 4층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맞이방 곳곳에 대구시의 상징물이 눈에 띄었다. 승객 대기실 상부 벽면은 알파벳 ‘M’자를 이어놓은 빗살무늬 패턴으로 채워졌다. 지역을 대표하는 팔공산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천장의 조명 모양도 독특했다. 윤 단장은 “대구 시화(市花)인 목련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바닥에도 목련에서 떨어진 꽃잎 모양의 타일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역사. 시조(市鳥)인 독수리의 힘찬 날갯짓을 표현한 모습이다. 대구 서구 제공
최근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역사. 시조(市鳥)인 독수리의 힘찬 날갯짓을 표현한 모습이다. 대구 서구 제공
대구시는 서대구역 외부에도 지역 특색을 담았다. 하늘에서 바라봤을 때 서대구역은 대구 시조(市鳥)인 독수리가 양 날개를 펼치고 나는 모습이다.

대구의 서부 관문 역할을 할 서대구역은 2019년 국비 등 1081억 원을 투입해 경부선 선로 위에 지상 4층, 연면적 8703m² 규모로 들어섰다. 대구시와 국가철도공단은 다음 달부터 시설물 검증과 시운전 등을 한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고속철도(KTX)는 하루 양방향 21회 정차한다. 2023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하는 구미∼경산 간 대구권 광역철도도 이곳을 경유한다. 2027년에는 서대구∼달성군 국가산업단지를 오가는 대구 산업선이 생겨서 이곳과 연결될 예정이다. 대구시가 광주시와 추진하는 달빛내륙철도를 비롯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철도 노선 증설도 구상하고 있다.

역세권 개발도 속도를 낸다. 대구시는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민관 공동으로 문화비즈니스지구 및 복합환승센터, 대규모 쇼핑센터 등을 조성한다. 시는 최근 글로벌 기업인 이케아 유치를 위해 스웨덴 본사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통에 앞서 개선할 점도 있다. 승강장 진입이 열차 1호차부터 시작해 18호차 승객이 열차에 타려면 400m 이상을 걸어야 한다. 윤 단장은 “예산 문제로 무빙워크 설치가 무산됐다. 서대구역 승객은 10호차까지만 이용하도록 발권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계획한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은 미지수다. 대구시 관계자는 “SRT 운영사가 열차 부족을 이유로 서대구역 정차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와 가능한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서대구역#개통#경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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