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을 생태관광지로”… 곤돌라 운영 시험대 오른 정선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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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복구-일부 존치 논란 끝 합의… 정부, 3년 한시 운영 뒤 최종 결정
최승준 군수 “내년 5월 개통 최선… 올림픽 유산 활용 관광명소 육성”

강원 정선군 북평면 가리왕산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알파인경기장 곤돌라. 이제는 체육시설이 아닌 유원시설로 바뀌어 내년 5월부터 관광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정선군 제공
강원 정선군 북평면 가리왕산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알파인경기장 곤돌라. 이제는 체육시설이 아닌 유원시설로 바뀌어 내년 5월부터 관광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정선군 제공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유산인 강원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의 곤돌라를 내년 5월 차질 없이 재개통하기 위해 정선군이 채비에 나섰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14일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최근 평창 올림픽 당시 사용됐던 가리왕산 곤돌라를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도록 승인한 것은 전 군민이 합심해 이뤄낸 성과”라며 “철저한 준비로 내년 5월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평창 올림픽 개최 후 알파인경기장은 극심한 논란 끝에 존치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됐지만 곤돌라는 예외적으로 3년간 한시 운영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사회적 합의기구가 결정하고 정부가 수용하는 방식이었다.

최승준 강원 정선군수가 14일 군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리왕산 곤돌라 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승준 강원 정선군수가 14일 군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리왕산 곤돌라 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선군은 곤돌라 운영의 시험대에 올랐다. 3년간 군이 곤돌라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본 뒤 정부가 존치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군은 이 기간 존치의 당위성을 확보해야만 한다.

군은 3년 후에도 가리왕산 곤돌라가 존치되도록 곤돌라 주변을 지역의 대표 생태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설물 이관을 비롯해 국유림 사용 허가, 환경영향평가 변경 협의 등 행정 절차를 마치는 대로 연말까지 곤돌라 정비와 전망대, 안전펜스 등 편의시설 설치를 완료하고 내년 4월 시험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기존의 알파인경기장 유지관리사무소를 활용해 생태전시관 및 올림픽기념관으로 조성하고, 곤돌라 운영도로는 생태탐방로로 조성한다.

이와 함께 곤돌라와 관리도로를 제외한 슬로프 등 모든 알파인경기장 시설은 본래대로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및 생태자연도 1등급의 건강한 숲으로 복구한다. 강원도는 가리왕산 생태복원추진단을 구성하고 생태복원 기본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해 정부에 제시하는 등 생태복원 사업에 착수한다.

평창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후 정부와 지역사회는 알파인경기장의 존치 여부를 두고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산림청은 당초 계획대로 모든 시설의 산림 복구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강원도와 정선군은 올림픽 유산 계승 및 생태관광 시설 활용을 위해 곤돌라만이라도 남겨두게 해 달라고 맞섰다.

이에 따라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가리왕산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가리왕산 합리적 복원을 위한 협의회’가 2019년 4월 구성됐고, 14차례의 회의를 통해 3년 동안의 한시적 운영 결정을 이끌어냈다. 11일 정부가 이 결정안을 수용했고, 지역사회도 100%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최 군수는 “곤돌라 운영 기간에 이동 약자들이 불편 없이 가리왕산의 풍광을 즐기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심신을 휴식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숲해설사 배치, 생태교육장 조성, 하봉지역 산림 출입 차단 시설 설치 등 자연환경 보존과 올림픽 유산을 활용한 글로벌 명소화 생태체험지구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국비 등 1926억 원을 들여 면적 183ha에 6.23km의 슬로프와 3.5km의 곤돌라 1기, 4.7km의 운영도로 등을 갖췄고,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데 기여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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