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넣고 카메라로 뛰어간 손흥민 “굳세어라 친구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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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2차예선 레바논전 1-1 동점서 역전 페널티킥 성공
토트넘 동료였던 동갑내기 에릭센, 유로2020 경기중 의식 잃어
“경기내내 신경쓰여… 쾌유하길”
한국, 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 중동축구 대응력엔 숙제 남겨

“에릭센! 스테이 스트롱, 아이 러브 유(힘내, 사랑해).”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3일 레바논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최종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뒤 중계 방송 카메라에 토트넘 동료였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쾌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3일 레바논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최종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뒤 중계 방송 카메라에 토트넘 동료였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쾌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슈퍼 소니’ 손흥민(29·토트넘)이 1년 8개월 만에 국가대표 경기에서 골을 넣고 소속팀 옛 동료 절친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전했다.

손흥민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레바논과의 최종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21분 상대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침착하게 넣어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2019년 10월 10일 스리랑카전 이후 오랜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본 손흥민은 득점 후 손가락으로 숫자 ‘2’와 ‘3’을 만들어 보인 뒤 중계방송 카메라를 향해 뭔가를 말했다.

13일 덴마크 대표팀으로 출전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핀란드와의 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에서 전반 42분 심정지로 쓰러진 뒤 의료진으로부터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에릭센의 상태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덴마크 선수들이 에릭센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경기는 90분간 중단됐고, 에릭센은 의식을 되찾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릭센은 이날 “아름다운 플레이를 선보였다”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이날 핀란드의 요엘 포얀팔로는 결승골로 핀란드 역사상 첫 유로 본선 득점을 기록했으나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핀란드는 1-0으로 이겼다. 코펜하겐=AP 뉴시스
13일 덴마크 대표팀으로 출전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핀란드와의 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에서 전반 42분 심정지로 쓰러진 뒤 의료진으로부터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에릭센의 상태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덴마크 선수들이 에릭센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경기는 90분간 중단됐고, 에릭센은 의식을 되찾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릭센
은 이날 “아름다운 플레이를 선보였다”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이날 핀란드의 요엘 포얀팔로는 결승골로 핀란드 역사상 첫 유로 본선 득점을 기록했으나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핀란드는 1-0으로 이겼다. 코펜하겐=AP 뉴시스
이날 손흥민의 세리머니는 같은 날 유로 2020 덴마크와 핀란드의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심폐소생술을 받고 회복한 토트넘 전 동료이자 덴마크 국가대표 크리스티안 에릭센(29)의 쾌유를 비는 의식이었다. 에릭센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가까운 동갑내기 친구로 지냈다. 당시 에릭센의 등번호는 ‘23’이었다.

에릭센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손흥민은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에릭센과 함께 찍은사진을 올리며 응원했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에릭센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손흥민은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에릭센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응원했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손흥민의 결승골로 한국은 2-1로 승리하며 5승 1무, H조 1위로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경기 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된 손흥민은 “골을 넣은 것보다 역전승을 했다는 것에 기쁘다”며 “같은 축구인으로 함께 뛰었던 동료가 그런 일을 당해서 너무 걱정이 됐다. (에릭센이) 친하게 지내던 동료였기 때문에 경기하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다.

승리는 했지만 한국은 레바논의 끈질긴 압박과 밀집 수비, 지능적인 경기 지연 작전에 고전해 중동팀 대응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한국은 경기를 주도하다 전반 13분 김문환의 공 컨트롤 실수 한 번이 빌미가 돼 선제골을 뺏겼다. 2차 예선에 참가한 39개 팀 중 유일한 무실점 기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최종 예선은 냉정하게 모든 면이 잘 보완되고 발전해야 한다. 나도 3번째 최종 예선을 경험한다. 어려운 길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선수들에게 (경험을) 잘 얘기해주겠다”고 말했다.

최종 예선에는 12개 팀이 나선다. 조 추첨은 7월 1일에 열린다. 2개조로 나눠 팀별로 10경기를 치른 뒤 순위를 정한다. 아시아에 걸린 월드컵 본선 진출권은 4.5장이다. 각 조 1, 2위가 티켓을 차지하고, 각 조 3위 팀 간 경기에서 승자가 대륙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고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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