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나 과체중 인구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쇼핑 플랫폼 곳곳에서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하는 메시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2025년 한국 사회에서는 ‘저속노화’나 ‘혈당 스파이크’가 식품 업계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각종 저당·고단백 제품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는 건강 메시지가 공익 목적뿐 아니라 때로는 기업의 제품 마케팅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최근 소비자의 건강을 위한다며 앞세운 “설탕을 먹으면 노화가 가속된다”와 같은 경고성 메시지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심지어 고객을 떠나게 만들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건강 관련 광고는 두 가지 화법을 사용한다. 하나는 올바른 식습관의 긍정적 결과를 강조하는 ‘이득 프레이밍(gain framing)’이다.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근육을 키워준다”, “건강한 식습관은 더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된다”와 같이 긍정적인 결과를 강조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손실 프레이밍(loss framing)’이다. “부적절한 콩 섭취는 당신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오늘의 나쁜 식습관은 내일의 당신 심장을 망가뜨릴 것이다”라는 식으로 부정적 결과를 경고하는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소비자에게 건강한 행동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그런데 경고가 지나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소비자는 위협적인 메시지를 접하면 자신의 자유나 선택권이 침해당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리적 저항감은 정보 회피로 이어지고, 결국 해당 메시지를 거부하게 만든다.
최근 이탈리아와 프랑스 연구진은 이러한 심리적 저항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더 크게 나타나는지를 실험했다. 이를 통해 손실 프레이밍 메시지가 이득 프레이밍보다 심리적 저항을 더 크게 유발하는 이유를 밝히고자 했다. 특히 연구진은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존하려는 개인의 방어기제가 메시지 효과의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 가정했다.
연구 결과, 예상대로 손실 프레이밍은 이득 프레이밍보다 전반적으로 더 큰 심리적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즉,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지 않았을 때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경고성 메시지는 소비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추가적인 정보를 알아보려는 의지마저 꺾어버렸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개인의 성격 특성에 따라 구체적인 효과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개인이 얼마나 이상적인 목표나 긍정적인 결과를 달성하려는 성취 욕구가 강한지, 또는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를 보존하고 체면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한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 예측했다.
분석 결과, 긍정적인 결과를 달성하고 성취하려는 포부가 적은 사람일수록 경고성 메시지에 훨씬 더 큰 거부 반응을 보였다. 반면 성취 욕구가 강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경고를 들어도 심리적 타격을 덜 입고 유연하게 넘기는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 또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자아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부정적 메시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이 연구 결과는 건강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루는 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건강한 식습관을 유도하기 위해 관련 제품을 소개할 때 경고성 메시지는 신중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건강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도 부작용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고성 메시지는 오히려 소비자의 심리적 방어기제를 자극해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손실 프레이밍의 사용 빈도를 신중하게 조절해야 한다.
둘째, 명확한 목표 고객 집단을 설정하고 맞춤형 메시지를 제작해야 한다. 예컨대 성취 욕구가 낮거나 체면을 중시하는 고객군에게는 경고보다는 긍정적인 변화를 약속하는 이득 프레이밍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기업은 고객군을 세분화해 각 그룹에 맞는 메시지 전략을 짜야 한다.
셋째, 데이터 활용 역량을 키워야 한다. 고객이 직접 자신의 성향을 말하지 않더라도 기업은 소비자 만족도 조사 결과 혹은 온라인의 클릭 패턴, 마우스 움직임 같은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성향을 유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때 비로소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글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431호(2025년 12월 2호) ‘건강 장려 광고 중 경고성 메시지 고객 이탈 불러올 수도’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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