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행은 #휴식 #재충전… ‘제주형 웰니스 관광’ 육성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4월에만 올레길 528명 완주… 코로나 여파 속 ‘여유 중시’ 경향
제주도, 계절별 관광지 45곳 선정
지원 조례 제정하고 인증제 시행
전문인력 양성-실태조사도 추진

7일 제주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에서 탐방객들이 하늘로 뻗은 삼나무 숲을 거닐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주도는 건강과 힐링에 중점을 둔 웰니스 관광을 새로운 육성 시책으로 정했다.
7일 제주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에서 탐방객들이 하늘로 뻗은 삼나무 숲을 거닐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주도는 건강과 힐링에 중점을 둔 웰니스 관광을 새로운 육성 시책으로 정했다.
7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

50대로 보이는 중년 부부와 30대 친구모임 회원들이 띄엄띄엄 탐방로를 걸으며 숲 향기에 젖었다. 아름드리 삼나무는 성큼 다가온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막아줬다. 걸음걸이는 느릿느릿한 소걸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다.

서울에서 내려와 제주에서 ‘한 달 살이’를 하고 있는 최모 씨(58)는 “여러 차례 제주를 방문하면서 주로 관광지를 돌아다녔는데 이번에는 자연과 함께하려고 휴양림을 찾았다”며 “숲길이 다양하게 갖춰져 ‘걷기 천국’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숲이나 올레코스를 걷거나 명상을 하면서 삶을 재충전하는 제주 여행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올레코스에서 걷기 여행객을 쉽사리 볼 수 있을 정도로 탐방객이 많아졌다. 26개 코스 425km를 완주하고 인증을 받은 탐방객이 4월 한 달 동안 528명으로 집계됐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측은 코로나19 시대에 걷기 열풍을 이어가고 성취감과 도전 의지를 북돋기 위해 100km 완주 인증제를 추가로 마련하기도 했다.

올레코스나 유명 숲길에만 탐방객이 몰리는 것은 아니다. 20, 30대를 중심으로 재충전이나 휴식에 적당한 새로운 장소를 찾기도 한다. 제주 서부의 대표적인 오름인 애월읍 노꼬메오름을 비롯해 인근 자그마한 궷물오름은 수년 전부터 인기 탐방지가 됐다. 최근에는 바리메오름과 근처 목장지대 초원에 탐방객이 몰려 차량 통행이 힘들 정도다.

제주도는 소규모 여행으로 안전과 건강, 치유를 중요시하는 여행 패턴 변화에 주목하고 ‘제주형 웰니스 관광상품’을 발굴하고 있다. 웰니스는 육체와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Well-being·참살이)에 건강(Fitness) 또는 행복(Happiness)을 결합한 합성어다.

그동안 전문가 세미나를 열고 관광업계 및 주민 의견을 수렴해 제주형 웰니스 4대 관광 분야로 ‘자연·숲 치유’ ‘힐링·명상’ ‘뷰티·스파’ ‘만남·즐김’을 정했다. 계절별로 웰니스 관광지 45곳도 선정했다. 여름철에는 머체왓 숲길,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을, 가을철은 서귀포치유의 숲, 김녕미로공원을 추천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20일 ‘제주도 웰니스 관광 육성 및 지원조례’를 제정해 홍보와 지원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웰니스 관광인증제에 제주관광진흥기금을 우선 지원한다. 웰니스 관광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콘텐츠를 개발한다. 박람회를 개최하고 실태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재웅 제주도 관광국장은 “세계웰니스연구소 통계 결과 웰니스 관광은 세계 전체 연간 관광성장률 3.2%보다 2배 이상 빠른 7.5% 규모로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웰니스 관광을 제주관광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제주관광공사 등과 함께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절물자연휴양림#휴식#재충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