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호황기 견인할 ‘숨은 효자’ LPG운반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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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4월 전세계 발주량 74% 수주
내년 수요 약 30% 늘어 58척 전망
업계 “LPG선 수주로 일감 유지할 것”

“숨어 있는 효자다.”

올해 들어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수주가 호조를 보이자 조선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그동안 고기술 고부가가치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수주에 가려져 있었지만 LPG 선박 역시 한국 조선업계의 호황기를 견인할 중요한 선박이라는 의미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체들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50척의 LPG 선박 중 37척을 수주했다. 세계 발주량 중 74%를 휩쓸며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을 압도했다.

LPG선 발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조선 발주 시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7년 34척이었던 LPG선 발주량은 2019년 65척으로 늘었고, 올해는 벌써 50척이 발주됐다.

그동안 한국의 LPG선 수주 점유율은 13∼44%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LPG선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휩쓸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만 28척의 LPG선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9척을 수주했는데 모두 초대형 LPG 운반선(8만 m³급)이었다.

조선업계에서는 LPG 해상 수송량이 올해 1억700만 t에서 내년 1억1300만 t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LPG선 발주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세계 LPG선 발주는 지난해 44척보다 약 30% 증가한 58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발주되는 LPG선은 운반하는 LPG를 연료로도 쓴다. 배기가스 저감장치인 스크러버 없이도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대응이 가능한 친환경 선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일본에 비해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과 품질이 뛰어난 한국 조선사에 수주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LNG선 발주가 주춤하더라도 LPG선으로 수주를 이어가면서 꾸준하게 일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조선업계 호황기#lpg운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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