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김기현 “목숨 걸고 싸우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영남 4선… ‘친박’ 김태흠 제쳐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피해자
정권심판 요구 당심 반영된듯
金 “법사위장 당연히 돌려받아야”

원내대표 ‘바통 터치’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반드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원내대표 ‘바통 터치’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반드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4선 김기현 의원(62·울산 남을)이 선출됐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결선투표에서 총 100표(1명 불참) 중 66표를 얻어 김태흠 의원(34표)을 이기고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101명이 투표한 1차 투표에서도 34표를 얻어 김태흠(30표) 권성동(20표) 유의동 의원(17표)을 제쳤다.

청와대 인사들이 다수 연루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피해자인 김 원내대표가 ‘반문(反文) 전선’의 선봉장에 서달라는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권 심판 기조를 대선까지 이어가려는 당심(黨心)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 김기현 “상임위 독식한 민주당은 범법자”

김 원내대표는 “지금은 우리가 다시 상승할 것이냐, 침몰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목숨 걸고 앞장서서 싸울 것은 싸우고 지킬 것은 지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범법자”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대여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등을) 돌려주고 말고 할 권리가 없고 당연히 돌려줘야 할 의무만 있는 사안”이라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이 범법자가 되겠다고 하는 것으로 나는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손실보상제 입법, 코로나19 백신, 부동산 등을 당면 현안으로 꼽은 김 원내대표는 “여당과 싸울 것은 민생 과제가 대부분으로 여기에 집중하는 강력한 야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결코 편향된 모습으로 당을 이끌어가지 않겠다”며 자유한국당 시절의 장외집회와 삭발 같은 극단적 투쟁이 아닌 ‘전략적 투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조발언에서 정권 심판을 요구하는 표심을 의식한 듯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나를 잡으려고 영장을 39번 신청하며 2년에 걸쳐 탈탈 털었지만 거대한 권력에 맞서 굴하지 않는 강단과 뱃심으로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두 번의 대선을 치르면서 승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승리하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차기 당 대표가 뽑힐 때까지 당 대표 권한대행도 겸임하고, 내년 대선 때도 원내 전략을 지휘해야 한다.

○ 친박-영남권 결집 및 결선 비박표가 변수

이번 선거에선 정권 심판 요구와 함께 친박(친박근혜) 성향 및 영남권 의원들의 결집 현상 등이 당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유일한 영남권 후보인 김 원내대표는 옛 친이(친이명박)계 또는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긴 하지만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초선들의 ‘탈지역정당’ 성명 논란에 이어 원내외 비박 및 유승민계가 각각 권성동 의원과 유의동 의원을 지원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친박, 영남권 의원들이 결집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런 영향 때문에 당초 김 원내대표와 권 의원의 2파전으로 전개될 거란 예상과 달리, 1차 투표에서 강성 친박이었던 김태흠 의원이 2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며 김 원내대표와 결선 투표를 치렀다.

1차 투표에서 권성동 유의동 의원에게 표를 던졌던 비박 성향, 비영남권 의원들은 결선투표에선 김태흠 의원보다 계파색이 옅은 김 원내대표에게 표를 몰아줬다. 결국 김 원내대표는 친박과 비박의 지지를 동시에 받아 승리한 셈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전주영 기자
#국민의 힘#새 원내대표#김기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