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300세이브… 돌부처도 웃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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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KIA전 등판 3-2 승리 지켜
100-200-300 세이브 모두 KIA전
한미일 무대 통산 422번째 세이브

삼성 오승환이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9회말 KIA 터커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광주=뉴스1
삼성 오승환이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9회말 KIA 터커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광주=뉴스1
“OK 펀치보다 KO 펀치가 더 세잖아.”

2005년 프로야구 삼성 지휘봉을 잡고 있던 선동열 감독의 말이다. 선 감독은 그해 시즌 초반 신인 투수 오승환(39)을 마무리 투수 권오준(41·은퇴) 앞에 등판하는 셋업맨으로 활용했다. 그러자 언론에서 두 선수 성(姓)에서 따와 ‘OK 펀치’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나 선 감독은 소방수로 낙점했던 권오준이 몇 차례 구원에 실패하자 7월부터 두 선수 자리를 바꾸기로 했다. 권오준을 셋업맨으로, 오승환을 마무리 투수로 활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 늘 무표정한 얼굴 때문에 ‘돌부처’로 통하던 오승환은 본격적으로 마무리로 뛰기 시작한 7월 이후 14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총 16세이브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면서 ‘끝판 대장’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된 끝판대장은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삼성이 3-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KIA 타선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KBO리그 사상 첫 통산 300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미일 통산으로는 422번째 세이브다. KBO리그 최장인 28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오승환이 쌓아올린 300세이브는 당분간 넘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통산 2위 손승락(39·은퇴)이 271세이브, 3위 정우람(36·한화)이 183세이브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두산과 한화(각 46세이브)를 상대로 가장 많은 세이브를 남겼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통산 100세이브, 200세이브, 300세이브 상대팀은 전부 KIA였다. 이날 세이브는 오승환이 KIA를 상대로 남긴 통산 44번째 세이브였다.

오승환은 터커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KBO리그 첫 통산 300세이브 기록을 남겼다. 무표정한 얼굴 때문에 ‘돌부처’로 통하는 오승환도 300세이브를 거둔 뒤에는 포수 강민호와 포옹하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삼성 제공
오승환은 터커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KBO리그 첫 통산 300세이브 기록을 남겼다. 무표정한 얼굴 때문에 ‘돌부처’로 통하는 오승환도 300세이브를 거둔 뒤에는 포수 강민호와 포옹하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삼성 제공
오승환은 “당분간 오늘 세이브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컨디셔닝 코치님들께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에 도전하고 싶다. 앞으로 후배들이 내 기록을 보며 도전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세이브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LG는 이날 대전 방문경기에서 한화를 8-0으로 물리치고 고척에서 키움에 3-4로 패한 SSG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KT는 수원 안방경기에서 김병희(31)의 끝내기 안타로 롯데에 6-5 승리를 기록했고, NC는 잠실에서 두산에 10-0 완승을 거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오승환#돌부처#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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