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고위 관계자 “한국 정부, 대북전단법 청문회 폄하말라”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04-12 03:00수정 2021-04-1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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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초당적 기구 개최 예정에… 통일부 “의결권 없는 연구모임”
美의회 관계자 “청문회 중요성 폄하, 의결권 떠나 北인권문제 심층 논의”
자유북한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14일 새벽 경기 연천군에서 대북전단 50만장을 북쪽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19.4.14/뉴스1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청문회를 예고한 미국 의회 내 초당적 기구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역할과 비중을 폄하하는 듯한 통일부의 발언을 두고 워싱턴의 인권 전문가는 물론이고 의회 내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다.

미 하원 고위 관계자는 10일(현지 시간) 톰 랜토스 인권위 청문회에 대한 통일부의 설명에 대해 “청문회의 중요성을 폄하하고 이와 상관없는 이슈를 제기함으로써 핵심을 다른 데로 돌리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통일부가 전날 기자설명회에서 이 청문회에 대해 “의결 권한이 없는 등 한국 청문회와 성격이 다르고 정책 연구모임 성격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한국에서 제기되는 이런 평가에 대한 본보의 입장 질의에 “청문회를 깎아내리려는 정치적인 묘사”라고 했다. 이어 “하원에는 상임위원회 외에 중국, 인권, 유럽안보 등 특정 주제를 다루는 특별위원회가 있다”며 “톰 랜토스 인권위 같은 특별위는 상임위처럼 법안을 심사 및 수정하지는 않지만 청문회를 통해 사안을 더 심층적으로 다룬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별위의 활동을 놓고 법안 의결 권한이 없다는 지적은 핵심을 놓치는 것”이라며 “의회 및 여론에 문제를 알리고 의원들의 법안 발의 필요성을 판단하도록 하는 청문회 개최 역량은 의결권과는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특별위는 코커스(caucus)로 불리는 정책 연구모임과 달리 의회의 공식 설립 허가와 펀딩을 받는 조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에서 나오는) 비판들은 ‘오렌지를 보고 왜 사과가 아니냐’고 하는 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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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로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온 고 톰 랜토스 하원의원의 이름을 따 2008년 설립된 인권위는 현재 공화당의 크리스 스미스 의원과 민주당의 제임스 맥거번 의원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한국계 영 김 의원, 민주당 ‘진보 4인방’ 중 한 명인 일한 오마 의원 등 39명이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이 인권위는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한인권특사의 임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외교의 중심에 놓겠다고 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일한 초당적 기구에 대해 한국 정부가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톰 랜토스 위원회가 앞으로 중국의 인권 문제를 다루게 되면 관련 활동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권 문제를 다뤄온 전직 국무부 당국자들도 톰 랜토스 인권위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로버타 코언 전 미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의 보고서와 청문회, 인권옹호 활동이 오랜 기간 미국 의원들과 행정부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대북전단금지법#톰 랜토스 인권위원회#통일부#北인권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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