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백신접종률 美보다 높여라”… 공산당원-국영기업에 ‘접종 강요’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 조유라 기자 입력 2021-04-06 03:00수정 2021-04-06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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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먼저 집단면역땐 패권경쟁 타격… 자국 ‘백신외교’ 영향력 축소 경계도
은행-대학 등 국가 연관기관 총망… 접종 거부땐 서면 사유서 제출해야
버스 탑승 금지-자녀 취업 영향 등 일부 지방선 ‘5가지 불이익’ 공문도
중국이 미국보다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달성을 위해 공산당원과 국영기업, 은행, 대학 직원 등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4일 보도했다.

남부 하이난성 등 일부 지방정부는 백신을 맞지 않은 주민의 대중교통 이용을 금지하고, 이들의 자녀에게도 불이익을 주는 일종의 ‘연좌제’까지 적용하려다 논란이 거세지자 없던 일로 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블룸버그는 국가 자존심을 유지하고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입지를 넓히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중국의 백신 접종 건수는 약 1억3667회다. 1인당 2회 접종을 기준으로 약 6800만 명이 국영 제약사 시노백이 만든 백신을 맞았다. 14억 인구 중 4.85%가 접종한 것이다. 이는 3억2000만 인구 중 1억 명이 접종을 마친 미국(31.3%)보다 훨씬 낮다.

지금의 속도대로라면 당초 당국이 정한 ‘6월 말까지 인구 40% 접종’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6월 말까지 남은 기간 하루에 500만 명씩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현재 의료체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중국보다 의료체계가 앞선 미국도 최근에야 일일 400만 명 접종을 할 수 있게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 정부는 9200만 명인 공산당원을 대상으로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맞으라”고 지시했다. 백신을 맞지 않은 국영기업 직원들은 사유를 서면으로 적어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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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성은 주민에게 이른바 ‘5불(不) 공문’을 적용하려다 철회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버스를 탈 수 없고, 시장과 슈퍼마켓 출입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또 손님을 접대해야 하는 음식점, 호텔 등에서 일할 수 없고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없다. 특히 미접종자 자녀의 학교 진학 및 취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까지 경고했다. 하이난성은 강제 접종과 시민 자유 침해를 두고 논란이 일자 이 계획을 접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당근’을 제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 일부 지역에는 “60세 이상 시민이 백신을 맞으면 계란 두 박스를 받을 수 있다”는 벽보가 붙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동안 ‘백신 민족주의’를 줄곧 외쳤다. 선진국 제약사가 아닌 자국의 기술로 만든 백신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 공급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다. 문제는 중국산 백신에 대한 대내외의 낮은 신뢰도다.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홍콩 기업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산 백신을 잇달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후 홍콩인들의 입국을 제한하면서 중국산 백신을 맞은 이들에게만 편의를 봐주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에서는 미국 화이자가 생산한 백신도 맞을 수 있지만 중국과 사업을 해야 하는 많은 기업가가 중국 눈치를 보느라 이를 포기했다. 화이자 백신은 임상 시험에서 95%의 면역 효과를 입증했지만 중국산 백신의 효능은 50% 정도에 그친다.

미국 기업의 홍콩 지사 경영진은 FT에 “사업상 이유로 중국 백신을 맞았다”며 “중국 비자를 받을 때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을 것으로 믿는다. 나는 중국을 가야 한다”고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조유라 기자
#중국#백신접종률#접종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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