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13만명 사전투표… 與 “위기에 결집” vs 野 “분노의 표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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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2]서울 구별 사전투표자수-비율 분석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부활절인 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에서 열린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부활절인 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에서 열린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 3일 이틀간 진행된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의 최종 투표율이 20.54%로 역대 재·보선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치러진 2019년 4·3 보궐선거(14.37%)는 물론이고 종전 최고치였던 2014년 10·29 재·보선 사전투표율(19.40%)을 뛰어넘었다. 여야는 높은 투표율에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마지막 지지층 결집에 돌입했다. 본투표일인 7일이 임시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지층의 투표장행(行)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 與 지지세 강한 서남벨트-野 텃밭 강남3구 ‘팽팽’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7 서울시장 보선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는 총 184만9324명으로 전체 유권자(842만5869명)의 21.95%다. 자치구별 투표율은 종로구가 24.44%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동작구(23.62%), 송파구(23.37%) 순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송파구가 투표율에서도 상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송파구는 약 56만7754명의 유권자 가운데 13만266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여권 관계자는 “송파구는 인구도 많지만 재개발·재건축 이슈 등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라며 “다만 송파는 강남3구 중 유일하게 민주당 의원(남인순)을 21대 총선에서 배출한 곳이라 사전투표율만 가지고 여야 한쪽의 유불리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파구는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51.0%, 민주당이 42.9%를 기록했지만 2014년 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53.0%,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45.6%로 승부가 뒤집혔다. 2010년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2014년엔 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여야의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의 투표 행렬도 비슷했다. 전통적으로 야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서초, 송파, 강남구 등 강남3구에서는 137만2720명의 유권자 중 30만6426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22.3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서남벨트’로 평가받는 금천, 구로, 강서, 영등포구 등 4개 구에서는 유권자 141만1823명 중 29만9615명이 사전투표장을 찾아 사전투표율은 21.22%로 집계됐다.

○ “샤이 진보 결집” vs “정권에 경고 메시지”
그러나 여야는 각자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았다. 각 정당의 지지층에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 7일 본투표일에 한 표를 행사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서울의 민심이 뒤집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며 “‘샤이 진보’(숨은 진보 지지층)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 캠프 전략본부장인 김영배 의원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구인 성북갑 사전투표 현황을 살펴봐도 정릉·길음·삼선동 등 민주당 강세 지역의 투표율이 높았다”며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걸 데이터가 증명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높은 사전투표율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반영된 것”(배준영 대변인)이라고 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3일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비롯한 정부의 잘못에 대해 투표로 경고의 메시지를 담기 위해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나오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막바지 조직력 결집을 경계하고 있다. 서울 자치구 25곳 중 24곳의 구청장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최종 투표율이 높을수록 조직력보다는 민심이 더 많이 반영된 투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고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우 minwoo@donga.com·강경석 기자
#재보선#사전투표#송파구#서울시장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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