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토부 가덕신공항 속도전, 안전성 우려는 면피용이었나

동아일보 입력 2021-03-31 00:00수정 2021-03-31 16:41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제 김해 신공항 추진을 공식 폐기하고 가덕도 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를 5월 안에 시작하겠다고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곧바로 사전타당성 조사 절차에 착수해 내년 3월에는 사업추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항공 수요 예측에다 시공성, 재원 조달, 안전 분석까지 10개월 안에 모두 끝내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입지 선정 절차가 필요 없다는 이유를 들지만, 논란이 크지 않은 사업도 통상 1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속도전이다.

국토부는 특별법 처리를 앞둔 2월 초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외해(外海)에 직접 노출돼 조류와 파도 등의 영향으로 공사가 어렵다” “해상 매립 공사만 6년 이상 예상되고 태풍 피해도 우려된다” “부등침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등 난공사와 안전성 우려를 담은 자체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었다. 이런 우려를 모두 검증하는 데 고작 10개월이면 충분하다는 건가.

‘말 못 하는’ 공무원의 고충도 짐작이 간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가덕도를 찾아 “가슴이 뛴다”며 신공항 추진에 부정적인 국토부를 질책했고, 변 장관은 “송구하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담당자들로서는 압박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요한 사회기반시설의 타당성과 안전성이 달린 문제에 대해 손바닥 뒤집듯이 입장을 바꾸는 것은 공직자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생략된 마당에 사전타당성 조사까지 날림으로 할 수는 없다. 국토부는 2월 초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문제점을 인지한 상황에서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성실의무 위반일 수 있다”고 적시한 바 있다. 신공항 입장을 바꾼 것도 모자라 졸속 추진에 앞장서는 것이야말로 성실의무 위반이다. 국토부는 사전타당성 조사만이라도 철저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져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국토부#가덕신공항#속도전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