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든의 ‘민주경제협력’은 동맹국 유인 전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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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프로젝트 그대로 베낀것에 불과”
美 제안한 ‘서구식 일대일로’에 발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서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의 경제 인프라 협력을 제안하자 중국이 “베끼기에 불과한 동맹국 유인 전술”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29일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은 일대일로를 그대로 베낀 것에 불과하다. 실현 가능성이 없고 단순히 동맹국을 유인하기 위한 전술일 뿐”이라며 “이번 제안으로 미국과 서방 국가가 중국에 대한 이해와 전략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서방이 스스로 불 지핀 반중국 정서에 응대하기 위해 구체적 계획 없이 내놓은 수사에 불과하다고도 덧붙였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 인프라 구축을 요구하려면 실질적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데 미 정부가 이를 감당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에 투자한 자금은 3조7000억 달러(약 4200조 원)에 이른다.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3조 달러(약 3397조 원)의 국내 경기부양 패키지조차도 여전히 논쟁 중에 있다”며 “심지어 민주당조차 전체가 찬성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국 매체 텅쉰왕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국 정책을 그대로 베끼기에 급급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이제는 중국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정책까지 베끼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26일 바이든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모여 도움이 필요한 지역들을 돕는, (일대일로와) 본질적으로 유사한 이니셔티브를 끌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제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진 존슨 총리 역시 비판했다. 존슨 총리는 수년 전 일대일로 사업을 높이 평가한 인물이며 그의 상반된 태도 역시 중국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의 옥스퍼드대 동문인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를 포함해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 등이 현직에 있을 때 일대일로를 좋게 평가한 것도 언급했다. 또 이탈리아, 헝가리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일대일로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왕이웨이(王義외) 중국 런민대 유럽문제연구소 소장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가 지정학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미국의 이런 방식은 다른 나라들에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바이든#중국#동맹국#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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