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붕대 투혼 김연경이 끝냈다… 흥국생명 챔프전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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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연타로 IBK 블로킹 무력화… 1세트 공격 성공률 87.5%
갈수록 강한 공격으로 23득점… 3세트 마지막엔 화려한 오픈 공격
기자회견서 “끝까지 간다”… 26일부터 GS칼텍스와 챔프전

김연경(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최종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득점을 올린 뒤 함께 환호하고 있다. 이날 3-0 완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26일부터 정규리그 1위 GS칼텍스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뉴스1
김연경(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최종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득점을 올린 뒤 함께 환호하고 있다. 이날 3-0 완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26일부터 정규리그 1위 GS칼텍스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뉴스1

“끝까지 간다.”

‘배구 여제’ 김연경(33·흥국생명)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여자부 플레이오프(PO) 최종 3차전 3-0(25-12, 25-14, 25-18)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난데없이 슬로건을 소개했다. 포스트시즌 전 팀 동료들과 함께 만든 문구로 시즌 마지막 날 가장 높은 자리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며 끝까지 가기 위한 고비 하나를 넘었다. 1, 3차전에서 승전고를 울린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챔프전 티켓을 차지했다. 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이후 2년 만에 왕좌에 도전한다.

이로써 2020∼2021시즌 챔프전에서는 올 시즌 여자부 최고 흥행카드로 꼽힌 정규리그 1위 GS칼텍스와 2위 흥국생명의 매치업이 성사됐다. 두 팀은 올 시즌 상대전적 3승 3패로 백중세다. 하지만 5, 6라운드에서는 GS칼텍스가 모두 이겼다. 라이트 러츠, 레프트 이소영, 강소휘 등이 버티는 삼각편대가 GS칼텍스의 최고 강점.

김연경은 “GS칼텍스는 한 선수에게 의존하기보다 날개공격수가 두루 좋다. 기동력과 수비가 좋은 상대를 어떻게 무너뜨릴지 많이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플레이오프를 뛰면서) 시간을 잃었지만 경험을 얻었다. 도전하는 입장에서 부담을 덜고 임하겠다”며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5전 3선승제의 챔프전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흥국생명 주장이자 주포인 김연경은 이날 오른손 엄지와 손바닥에 테이핑을 한 채 코트에 등장했다. 22일 2차전 4세트 도중 IBK기업은행 김희진의 공격을 블로킹하는 과정에서 다친 엄지를 고정시키기 위해서였다. 김연경은 “모든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통증 정도”라며 덤덤해했지만 경기 전 훈련 때 동료들과 왼손으로만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등 최대한 조심했다. 이날 패할 경우 국내 리그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는 듯했다. 올 시즌 11년 만에 V리그에 복귀하며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을 한 김연경은 다수의 유럽 구단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위의 우려와 달리 김연경은 양 팀 최다인 23득점(공격성공률 59.46%)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특히 8득점을 기록한 1세트에서는 성공률 87.50%의 순도 높은 공격을 뽐냈다. 경기 초반 상대의 블로킹 벽을 속이는 연타 공격으로 재미를 봤던 김연경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특유의 대각 공격을 선보이며 상대 코트를 공략했다. 3세트 24-18에서 퀵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직접 경기를 끝낸 김연경은 선수단과 코트 위에서 함께 뛰며 챔프전 진출을 자축했다.

흥국생명 브루나도 14득점(성공률 42.42%)하며 팀의 제2 공격옵션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특히 세터 김다솔과의 매끈한 호흡을 바탕으로 후위 공격으로만 5득점 했다. 경기 뒤 김연경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이겨내고 챔프전까지 가게 돼 감동적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연경#흥국생명#챔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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