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 “푸틴의 러시아, 새로 부상하는 中만큼 파괴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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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청문회서 푸틴 영향력 경계… “흰머리 대부분 러 대사 때 얻어”
시진핑엔 “적대적-약탈적 리더십”… 中정보 수집, CIA 업무 우선순위로
北관련 질의응답 한차례도 없어

“제 흰머리의 대부분은 주(駐)러시아 대사로 재직할 때 생긴 것입니다.”

24일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65·사진)를 상대로 열린 상원 인사청문회장. 백발의 번스 지명자가 러시아의 위협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하자 청문위원들의 눈길이 그의 머리에 쏠렸다. 번스 지명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영향력을 거론하며 “러시아는 많은 측면에서 쇠락하는 파워지만 푸틴의 리더십 아래에서는 새로 부상하는 중국만큼이나 파괴적”이라고 했다.

번스 지명자는 주러시아 대사 외에 주요르단 대사, 국무부 차관 및 부장관 등을 지낸 33년 경력의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그가 최종 인준을 받으면 외교관 출신으로는 처음 정보기관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정보 분야 경력은 없지만 2001년 리비아와의 비공개 핵 관련 협상에 깊이 관여하며 민감한 국가안보 관련 정보를 다루는 법을 익혔다고 한다.

그는 중국에 대해 “적대적이고 약탈적인 중국의 리더십은 우리의 가장 큰 시험”이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했다. “중국은 가공할 만한 권위적인 적수”라며 “중국과의 경쟁은 앞으로 우리 안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종 임명되면 중국에 대한 정보 수집을 업무 우선순위에 올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를 위해 CIA 내 중국 전문가를 늘리고, 담당자들의 어학 실력을 강화하며, 인력과 자원을 배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중국 문제에 있어서는 명확한 현황 파악을 바탕으로 초당적인 전략을 짜면서 장기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화당은 그가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회장으로 근무할 때 미중교류재단에서 후원을 받았던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번스 지명자는 “카네기재단은 독립적이고 투명한 재단이며, 그 프로그램은 내가 카네기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서면답변에서 CIA가 앞으로 집중하게 될 주요 4가지로 △중국 △신기술 △인력과 조직 △의회 및 동맹들과의 파트너십을 들었다. 청문회에서도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북한과 관련된 질의응답은 서면 및 청문회 현장에서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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