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예천 하동 영동… 전국 곳곳 산불에 주민대피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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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에 강풍 타고 확산
안동 ‘대응 2단계’ 발령… 국도 통제
예천, 민가 100m 앞까지 불길 번져
丁총리 “주민 대피에 만전 기하라”

방화선 구축하는 공중진화대 산림청 공중진화대 대원들이 21일 오전 강원 정선군 여량면 인근 침엽수 숲에서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다. 강릉산림항공관리소 제공
방화선 구축하는 공중진화대 산림청 공중진화대 대원들이 21일 오전 강원 정선군 여량면 인근 침엽수 숲에서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다. 강릉산림항공관리소 제공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휴일인 21일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단계를 높이고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5시 45분 경북 안동시와 예천군, 경남 하동군, 충북 영동군 등 4개 지역에 산불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불이 난 건 오후 3시 20분경. 능선을 따라 불길이 이어지면서 주변에는 온통 검은 연기와 화염이 치솟았고 인근 마을은 희뿌연 연기로 뒤덮였다.

헬기와 소방차 등을 동원해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불은 주변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오후 9시 현재 진화율은 20% 정도다. 소방당국은 부산 대구 대전 울산 경남 충남 등 인근 지역 산불 화재 진압 인력 5%를 소집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피해가 우려되는 350여 가구 450여 명의 주민들은 인근 지역으로 대피했다. 안동시는 국도 34호선을 통제했다.

오후 4시 12분경에는 예천군 감천면 증거리 야산에서 불이 났다. 헬기 3대와 소방차 19대가 투입됐지만 바람이 거세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민가와 100m가량 떨어진 지역까지 불길이 번지자 예천군은 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불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방어선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리산 자락인 하동군 악양면 구재봉(해발 773m) 4분 능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오후 2시 41분경 시작된 불은 오후 8시 현재 임야 5ha를 태우고 계속 번지고 있다. 불이 난 곳은 섬진강과 가깝고 자연휴양림과 활공장 등이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산림청과 경남도는 헬기 14대와 공무원 60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하다 일몰에 맞춰 헬기는 철수시켰다. 하동군 관계자는 “건조한 데다 바람이 불어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일출 시간에 맞춰 다시 진화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 26분 충북 영동군 매곡면 옥전리 야산에서 산불이 났다. 큰 불길은 잡았지만 잔 불씨가 바람을 타고 날리면서 완전 진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9시까지 피해 규모는 0.3ha 정도다. 소방당국은 인근 밭에서 소각 흔적을 발견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20일 오후 3시 50분경 강원 정선군 여량면 구절리 야산 3분 능선에서도 산불이 났다. 불은 이틀 동안 12ha의 산림을 태우고 약 18시간 만인 다음 날 오전 9시 40분경 진화됐다. 초속 6.2m의 강풍을 타고 산 정상 쪽으로 확산됐고, 지형이 급경사인 데다 강풍이 불어 진화에 애를 먹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관계 부처에 긴급 지시를 내리고 “강풍으로 산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대피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안동=명민준 mmj86@donga.com / 하동=강정훈 / 영동=장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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