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환기’의 위력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입력 2020-12-05 03:00수정 2020-12-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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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3차 대유행이 진행 중이다. 3차 대유행은 앞선 두 번의 대유행과 달리 특정 지역, 시설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생하는 형태가 아니라 암암리에 퍼지고 있어 더 큰 위협이다. 여기에 겨울이 시작되며 난방기 사용은 늘지만 환기하기에는 더 힘든 계절적 상황이 겹치며 앞으로의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

6월 전북 전주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가 이 같은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식당의 환경은 외부 환기를 시키지 않고 냉방기를 계속 가동하는 일반적인 여름 식당의 모습이었다. 이때 확진자 한 명이 식당을 방문했고 그 시각에 함께 방문한 2명의 손님이 코로나19 확진자와 각각 4.8m, 6.5m 떨어져 있었는데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사례를 연구한 이주형 전북대 교수 연구팀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침방울이 최대 2m까지만 도달하는 데 반해 환기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냉난방기를 틀면 공기 순환이 일어나 그 3배가 넘는 거리에서도 감염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실내에서 같은 공간에 있었던 몇 명이 감염된 사례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8월 경기 파주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60명 이상이 집단 감염된 사례는 공간에 따라 수십, 수백 명이 감염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 프랜차이즈 카페는 쾌적한 환경으로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냉방기 사용으로 환기가 잘 되지 않은 데다 카페 특성상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다.

이 같은 문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외부에 설치된 냉난방기의 실외기가 환기까지 해주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발생한다. 냉난방기는 외부 공기를 유입시키지 않고 내부 공기만을 순환시키는 방식이라 아무리 많은 시간을 가동해도 환기가 되지 않는다. 결국 환기를 시키지 않고 냉난방기만 가동하면 조금의 바이러스로도 공간 전체가 바이러스 위험지대가 돼버리는 것이다. 방역당국도 당시 대규모 감염의 원인으로 환기 부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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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의 효과는 이미 수치로도 증명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시간에 5회 이상 그 공간의 공기를 환기시킬 경우 바이러스를 99% 줄일 수 있다. 또 환기를 통해 이산화탄소,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라돈 등 다양한 실내공기질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으니 최고의 방역은 환기인 것이다. 다만 겨울에 환기를 할 경우에는 난방 에너지가 소비되는 만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겨울철 환기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이와 더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냉난방 기능과 환기 기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통합 냉난방 공조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인류의 역사는 난관을 극복해온 역사다. 분명 코로나19 사태는 지구가 준 또 하나의 난관이다. 이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환기와 냉난방 등 실내 환경의 근본적인 관리 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코로나19#3차 대유행#에어로졸#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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