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년 ‘공사장 암행어사’… 부실 1303건 딱 잡았다

박창규 기자 입력 2020-12-04 03:00수정 2020-12-04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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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신설 서울시 안전감찰팀, 중소 건축현장 규정 위반 대거 적발
인허가 비리-관행적 부조리도 감시 “안전 무시 관행-불법 척결할 것”
1일 서울 광진구의 한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현장을 찾은 서울시 안전감찰관(왼쪽, 왼쪽에서 두 번째)이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들의 뒤에 세워진 공사차량에는 충돌 방지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운전자가 미처 보지 못한 사이에 사람이 차량 근처에 접근하면 감지 센서가 경보음을 울려 사고를 막아준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1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현장. 가슴에 ‘기동안전감찰’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서울시 안전감찰관 2명이 현장 관리자들과 함께 각종 안전장치 작동 상태를 살펴보고 있었다. 겨울철을 앞두고 공사 현장의 안전관리가 잘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현장소장이 “필수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들 외에도 추가 장비를 통해 안전에 힘쓰고 있다”며 기울기를 스스로 감지하는 멀티 스마트 경보기, 작업자와 차량의 접촉 사고를 막기 위해 차량에 부착한 충돌 방지 시스템 등을 시연했다. 이를 지켜본 서울시 안전감찰관들은 “적은 비용을 아끼려고 안전에 소홀하면 나중에 어마어마한 비용을 치를 수 있다”며 “이곳은 사고 예방을 위해 꼼꼼히 관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안전감찰팀을 신설했다. 안전 분야 부패가 범정부 차원의 제거해야 할 생활 적폐 과제 중 하나로 지정되면서 행정안전부는 이를 근절하기 위한 ‘범정부 안전 분야 반부패협의회’를 구성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상시적인 공동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안전감찰 조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안전감찰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진행된다. 안전감찰팀은 재난관리 책임기관인 서울시와 자치구, 공사 및 공단이 관리하는 모든 업무의 재난관리 이행 실태를 감찰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징계를 내리는 권한도 갖는다. 감찰 범위도 안전관리를 위해 필요하다면 민간 건축공사장의 안전 수칙 준수 여부는 물론이고 인허가 과정의 비리나 관행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조리까지 다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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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감찰팀이 올해 진행한 대표 프로젝트로는 건축공사장 안전관리 실태 감찰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25개 자치구 감사 부서와 협업해 중소형 민간 건축공사장을 대상으로 감찰을 벌였다. 대상은 3층 이상 해체공사 및 연면적 1만 m² 미만인 5층 이상 신축공사장 등 577곳이다. 이 과정에서 적발된 부실 사항은 총 1303건에 달했다.

위반 사례는 다양했다. 해체공사의 경우 철거공사장 안전관리 강화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다. 시는 2017년 1월 종로구 낙원동 철거공사장 붕괴 사고로 2명이 죽고 2명이 다친 일을 계기로 안전관리 강화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왔다. 세부 내용이 없는 1장짜리 계획서를 제출하거나 허가·신고 내용과 다르게 현장을 운영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신축공사 과정에서도 건설기술진흥법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시 관계자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에 따라 2019년 7월부터 각 자치구는 안전점검 수행기관의 명부를 작성해 관리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자치구들이 상당수 발견됐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9월 기준 중구 용산구 도봉구 양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등 6개 자치구만 이를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장에 안전 난간이나 낙하물방지망을 설치하지 않거나 위험물 보관 상태 불량, 작업장 청결 소홀 등 안전관리가 미흡한 사례도 많이 지적됐다.

시는 적발된 업체에 즉시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지시하고 위반 내용에 따라 공사 관계자를 고발하거나 벌점, 과태료 등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반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설현장이나 효율적으로 공사장을 관리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기관은 모범 사례로 선정했다.

김학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잘 지켜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안전 감찰을 통해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고질적인 안전 무시 관행과 불법 행위를 없애 안전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공사장 암행어사#부실#130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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