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첫 지휘봉 잡은 작품
올핸 류정한-조승우-홍광호 출연
“나태하지 않게 고삐 죄는게 관건”

한국 뮤지컬의 바다를 20여 년간 지켜온 ‘믿고 듣는’ 김문정 음악감독(49)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로 돌아왔다. 이 작품의 지휘봉을 처음 잡은 건 2005년. 그는 “매 공연, 연습 때마다 인생 교훈을 하나씩 배워 가는 작품이다”라며 “익숙한 연주가 나태함으로 보이지 않도록 고삐를 조이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이어 “많은 남자 배우들이 ‘라만차’를 ‘최애작(최고 애정하는 작품)’으로 꼽을 만큼 남심(男心)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다”고 덧붙였다.
‘맨 오브 라만차’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각색한 작품으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는 백발 기사의 여정을 그렸다. 가슴 뛰게 하는 노랫말, 스페인 황야를 옮겨 놓은 듯한 무대, 감동적 줄거리가 어우러진 수작으로 꼽힌다. 플라멩코, 도입부 노래인 멜리스마(한 음절의 가사에 여러 음정이 있는 장식적인 노래), 기타의 이국적 선율이 특징이다.
올해는 류정한, 조승우, 홍광호 배우가 돈키호테 역으로 출연한다.
“세 사람 모두 이 작품에 갖는 애정이 남달라요. 연습실에만 가도 보입니다. 류정한 씨는 그만의 ‘오리지널리티’가 있어요. 공연을 거듭할수록 생기는 저력과 여유랄까요. 조승우 씨는 완성도 높은 연기력을 가졌죠. 극 중 역할 변신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매번 놀랍니다. 홍광호 씨의 ‘꿀성대’가 노래하는 대표 넘버 ‘임파서블 드림’은 말할 것도 없죠.”
20년간 그를 거쳐 간 스타는 수없이 많다. 그는 이들의 목소리만 듣고도 그날 컨디션을 파악해 공연 시작 전까지 음악을 조율한다. 그날그날 처방을 내리는 ‘무대 위 의사’ 같다. 그는 “목 상태가 별로일 땐 곡을 짧게 끊기도 하고, 다음 마디로 템포를 빠르게 넘긴다. 소리가 큰 관악기를 써서 약점을 보완할 때도 있다”고 했다. 배우들도 ‘김문정’이라면 더 편안히 노래하며 무대에서 뛰놀 수 있다. 김준수도 출연작의 80% 이상을 그와 함께 했으며, 옥주현에게 김 감독은 ‘애인’이자 ‘선생님’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을 못 할 때 최정원 배우가 우스갯소리로 ‘너랑 내가 작품 공백기가 있는 걸 보면 진짜 큰일’이라고 하더라고요. 모든 국민이 힘든 시기, ‘라만차’의 선율로 작은 위로를 건네고 싶어요.”
18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6만∼15만 원, 14세 이상 관람가.
김기윤 기자 pe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단독]윤석열측 “尹총장, 이르면 오늘 사의 표명할 듯”
文대통령 1등공신 윤석열, 文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 되다
윤석열 사퇴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국민 지키겠다”
실패로 끝난 ‘윤석열 발탁’…맥못춘 당정청, 원인은 어디에?
[단독]尹 “국가사법시스템 망가뜨리려 하는데… 내가 관둬야 멈출 것”
은행장 중징계, 사단장은 해임, 변창흠은?
Copyright by dongA.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