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걸후드’ 주연 카리자 투레 “주연-조연 모두 흑인이라 좋았다”

김재희 기자 입력 2020-11-27 03:00수정 2020-11-27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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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눌린 상황 겪는 소녀 ‘마리엠’역
친구들과 사귀며 주체적으로 변해
“한국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싶어”
영화 ‘걸후드’의 한 장면. 카리자 투레(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영화 ‘노예 12년’에서 여자 노예 역을 맡은 루피타 뇽오의 연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 내 롤 모델이다”라고 말했다. 영화특별시SMC 제공
셀린 시아마 감독의 영화 ‘걸후드’(2014년)의 16세 흑인 소녀 마리엠(카리자 투레)은 한 단어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캐릭터다. 폭력을 휘두르는 오빠와 건물 청소로 생계를 이어가느라 가정을 돌보지 못하는 어머니 밑에서 ‘없는 존재’처럼 살아가던 마리엠. 어느 날 자유분방한 흑인 소녀 3명과 친해지면서 변화를 겪는다. 레게머리를 풀고, 후드 대신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은 마리엠은 패싸움에서 상대를 때려눕힌 뒤 가출해 자아를 찾아 나간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국내에서 팬덤이 형성된 시아마 감독의 걸후드가 12일 국내 개봉했다. 마리엠을 연기한 투레(26)는 2015년 프랑스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세자르 영화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6일 서면 인터뷰로 만난 투레는 “시간이 흐르면서 마리엠이 변화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그는 한 축제에서 시아마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 됐다.

“시아마 감독은 마리엠이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emancipation)되고 진화하는 과정이 잘 표현되길 원했어요. 달라진 머리스타일, 패션 등이 마리엠의 새로운 면모를 표현해내는 데 큰 도움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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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경험은 없었지만 마리엠과 자신의 공통점이 많았기에 주저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주연과 조연이 모두 흑인인 프랑스 영화가 처음이라는 점도 좋았다.

“마리엠처럼 저 역시 어렸을 때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어요. 또 흑인이라는 이유로 옷가게 점원이 옷을 훔쳤다고 의심해 마리엠을 따라다니는 장면도 실제로 제가 똑같이 겪었죠. 프랑스의 10대 흑인 소녀가 경험하는 전형을 그대로 표현해낸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마리엠의 주체성은 그의 안에 내재됐던 것이었을까. 마리엠이 변화하게 된 요인을 묻자 투레는 ‘여성들 연대의 힘’이라고 답했다.

“세 소녀는 마리엠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그가 알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도록 이끌어줘요. 여성들의 연대는 남성이 여성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현실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이 영화로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쌓은 그는 한국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로 한국 드라마에 입문했어요. 가장 재미있게 본 건 ‘사랑의 불시착’이에요. 언젠가 한국 드라마에도 꼭 출연하고 싶어요. 한국말을 못해서 굉장히 어렵긴 하겠지만요.”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걸후드#카리자투레#시아마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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