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덕도 국비 지원에 예타 면제… 세금 먹는 ‘공항 공화국’ 만들기

동아일보 입력 2020-11-26 00:00수정 2020-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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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어제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대표발의 의원으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다. 이 특별법은 법안 이름에서부터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를 가덕도로 못 박고 있다. 10조 원가량으로 예상되는 재원은 전액 국비로 지원하고 공항 건설의 경제성 검토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20일 야당인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부산가덕도신공항특별법’ 역시 예타 면제 등 여당의 특별법과 거의 같은 내용으로 돼 있다. 국회는 여야가 발의한 두 특별법을 병합 심사해 내년 초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전문가들이 검토해 대형 국책사업의 투입 대비 효용이 떨어질 경우 사업을 재검토하자는 취지로 김대중 정부에서 도입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미 예타 면제 규모가 88조 원에 이르고 이번 가덕도 신공항까지 포함하면 거의 100조 원에 달한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24조 원은 물론이고 현 집권세력이 야당 때 ‘삽질정부’라고 비난했던 이명박 정부의 60조 원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지역균형 발전이란 명분을 내세워 정치적으로 필요할 때마다 예타 면제를 남발할 거면 예타 제도를 아예 폐지하는 게 나을 듯싶다.

여야 일부 의원들은 대구신공항 건설과 광주공항 이전 관련 특별법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23일 이들 특별법도 여야가 조속히 협의 처리하자고 했다. 이들 특별법에도 가덕도 신공항과 마찬가지로 예타 면제와 전액 국비지원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밖에 다른 지역에서도 형평성 차원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신공항 건설을 요구하면 무슨 명분으로 거절할 수 있겠는가. 표만 얻을 수 있다면 대한민국이 ‘공항 공화국’이 돼도 상관없다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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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용 지방공항들은 막대한 건설비용 외에 완공 후에도 세금 잡아먹는 하마가 된 지 오래다. 현재 14개 지방공항 중 5곳의 8월 기준 활주로 이용률은 1% 미만이고, 전체 공항의 70%가 적자다. 공항 건설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루고 지방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는 이해가 되지만 나라 살림 걱정도 해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가덕도 국비 지원#가덕도 신공항#공항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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