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법무, 尹총장 직무배제… 헌정사상 처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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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윤석열, 판사 사찰 등 비위… 직무 수행 용납 못한다” 징계 요구
감찰결과로 마지막 압박 카드 꺼내… 尹 “위법 부당한 처분… 법적 대응”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이 24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위법 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윤 총장(오른쪽 사진)이 추
 장관 발표 뒤 차량을 타고 퇴근하는 모습. 뉴스1 /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이 24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위법 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윤 총장(오른쪽 사진)이 추 장관 발표 뒤 차량을 타고 퇴근하는 모습. 뉴스1 /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현직 검찰총장이 직무에서 배제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올 1월 취임 이후 인사권과 감찰권, 수사지휘권 박탈 등으로 윤 총장을 압박해왔던 추 장관이 사실상 마지막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총장은 “위법 부당한 처분에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 총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6시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총장의 여러 비위 혐의에 관해 직접 감찰을 진행한 결과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확인했다”면서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는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권자인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사유 6가지를 발표했다. 우선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중앙일보 사주를 만나 검사 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둘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 사찰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셋째,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의 감찰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넷째, 대검 감찰부장으로부터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 개시 사실을 보고받고 이를 외부로 유출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다섯째, 윤 총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정치 참여를 선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해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에 관한 위엄과 신망을 손상시켰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달 네 차례 대면 감찰조사를 받을 당시 감찰 대상자로서 협조 의무를 위반하고, 감찰을 방해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이번 징계 청구 혐의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비위 혐의들도 엄정히 진상을 확인할 것”이라고 윤 총장 가족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브리핑 10분 뒤 80자(字)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의 소임을 다해왔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를 사실상 승인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은 공직자답게 거취를 결정하시기를 권고한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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