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검증위원조차 반발한 신공항 백지화… 논의 전 과정 공개하라

동아일보 입력 2020-11-20 00:00수정 202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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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사실상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을 밝힌 지 하루 만에 검증위 내부에서 검증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증언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위원들은 국토교통부가 처음부터 안전, 시설운영·수요, 소음, 환경 등 4개 분야 22개 항목만 검증을 요구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경제성 분석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요구 자료가 오지 않아 이견을 내려야 낼 수 없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위원은 당초 ‘국토부가 보완하는 조건으로 김해신공항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결론 냈는데 법제처 유권해석이 들어오면서 난데없이 ‘근본적 검토’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4년 전 결정된 대형국책사업을 백지화하려면 종합적인 검증은 물론이고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김해신공항을 반대하는 부산울산경남 지방자치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4개 분야만 검증하고, 그나마 검증 결과를 미묘하게 포장해 백지화 근거로 삼았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검증위 결론 자체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검증위 발표 직후 여당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밀어붙이고 있다. 여당은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내년도 예산에 가덕도 신공항 검증용역비 20억 원을 욱여넣었다. 이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건설비를 지원하는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해 올해 안에 통과시키겠다고 한다.

검증위 안에서는 “최근 와서 기존 논의 내용과 결론이 뒤집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수십조 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신공항 건설의 의사결정 과정에 정치적 의도와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돼 객관적인 논의와 판단을 방해하는 일이 벌어졌다면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가 신공항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면 회의록 등 검증위의 모든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판단 과정에 대한 국민 신뢰를 얻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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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위원#백지화#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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