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국가균형발전 위해 서해선복선전철 ‘삽교역’ 신설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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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완공 ‘서해선복선전철’… 경기 화성∼충남 홍성 90km 연결
예산군만 신설역 없이 전철 통과… 예산군수 “삽교역 수요조사 잘못”
정부-국회 등에 역사 신설 요구

황선봉 충남 예산군수(왼쪽)가 서해선복선철도 ‘충남도청역(삽교역)’ 예정지에서 정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역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예산군 제공
황선봉 충남 예산군수(왼쪽)가 서해선복선철도 ‘충남도청역(삽교역)’ 예정지에서 정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역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예산군 제공
“시속 250km를 주행할 수 있는 철도를 일반철도로 분류해 수요분석을 해 놓고 역 신설이 당장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입니다.”

충남 예산군(군수 황선봉)이 2022년 완공 예정인 서해선복선전철과 관련해 가칭 ‘충남도청역(삽교역)’ 신설을 정부와 국회 등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황 군수는 지난달 20일 박연진 충남도 건설교통국장과 함께 국회를 방문해 홍문표 국회의원(충남 홍성-예산)과 안일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만나 삽교역 신설을 요청했다. 예산군은 이미 군민 절반 이상이 참가한 삽교역 신설 서명운동과 함께 삽교역 신설에 필요한 부지를 매입하고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황 군수는 “삽교역 신설은 예산군민의 간절한 염원”이라며 “10월 내포신도시가 혁신도시로 지정되는 등 주변 여건이 크게 변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충남도청, 혁신도시 근처 역(驛) 필요”

서해선복선전철은 경기 화성에서 충남 홍성까지 총 90km를 연결하는 전철로 2022년 완공된다. 현재 공정은 69%. 설계속도 시속 250km로 이 구간에는 송산∼화성시청∼향남∼안중∼인주∼합덕∼홍성역 등 7개 역이 만들어진다. 역 간 거리는 짧게는 7.3km에서 길게는 24.6km에 이른다.

하지만 예산군은 전철이 지나는 화성시, 평택시, 아산시, 당진시, 홍성군 등은 모두 역사가 들어설 예정이지만 유독 예산군만 여기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2010년 기본계획 수립 때 ‘충남도청역(삽교역)’만 장래 신설역으로 고시되기는 했지만 언제 건설될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삽교역 예정지는 합덕역과 홍성역 사이이며 이 구간 거리는 24.4km로 가장 길다. 또 내포신도시에 있는 충남도청과는 서해선복선전철역 중 최단 거리인 불과 5.4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특히 최근 내포신도시가 10월 혁신도시로 지정되면서 향후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과 인구 증가 등이 예상돼 국가철도망 구축 차원에서 삽교역 설치가 시급하다는 게 예산군 측의 주장이다.

예산군은 역 예정지인 삽교읍 삽교리 86-1번지 일대 2400여 평도 이미 2017년 군비로 매입해 놓은 상태다.

○ 예산군, “삽교역 수요조사 잘못됐다”

예산군은 전철 완공 시점에 삽교역 설치가 제외된 이유 중 하나로 용역기관의 이용객 수요 조사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예산군에 따르면 2018년 국토교통부는 사전타당성조사를 하며 하루 이용객을 8506명으로 예측하고 비용대비편익(B/C)은 1.07, 수익성(R/C)은 1.88로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기재부 의뢰로 진행된 수요분석에서는 하루 이용객이 5328명으로 전망돼 국토부 조사에 비해 3000여 명이 줄어들면서 B/C는 0.63, R/C는 0.56으로 줄었다.

예산군은 이 같은 수요분석에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서해선복선전철의 경우 최고속도 시속 250km로서 철도건설법상 ‘고속철도’로 적용해야 했으나 이를 ‘일반철도’로 분류해 수요예측을 하는 바람에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는 것. 고속철도로 분류해 분석할 경우 이용객이 크게 늘어날 수 있으나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주대 이선하 교수(건설환경공학부·전 대한교통학회 부회장)는 “철도의 수요예측을 분석할 때 시속 200km 이상으로 주행하는 철도는 ‘고속철도’로 적용해야 한다는 게 국토부의 법률자문 결과”라며 “현실에 맞지 않는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KTDB)를 적용해 수요예측을 분석하기보다 국가균형발전의 정책적 측면, 지방재정 투자 등 지방자치단체의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남연구원 김형철 책임연구원은 “서해선 삽교역 신설은 내포혁신도시에 광역 교통체계의 중요한 고속철도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국토 전 지역에서 서해안 지역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는 환승역 개념에서도 중요한 포석이 될 것”이라며 삽교역 건설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예산군#삽교역#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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