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본사 “한국 노조탓 타격 심각” 철수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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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시아국서 생산 방안 있어”
한국GM “노사 화합 강조한 것”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사측과 임금·단체협약 협상 갈등을 벌이고 있는 한국GM 노동조합에 대해 “한국을 떠날 수도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했다.

스티브 키퍼 미국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사진)는 18일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GM 노조가 생산 물량을 인질로 삼으면서 심각한 재정 타격을 주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국GM으로 각종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의 행동이 한국을 경쟁력 없는 국가로 만들고 있다”며 “수주 안에 노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퍼 수석부사장은 또 “GM은 중국을 포함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연간 500만 대를 생산할 방안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날 키퍼 수석부사장의 발언에 대해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가장 강력한 경고를 했다”면서 “GM이 한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남기로 약속한 지 2년 만”이라고 전했다.

한국GM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계속되는 노조의 부분 파업으로 지금까지 1만7000여 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노조가 부분 파업과 잔업·특근 거부를 20일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생산 차질 물량은 2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미 상반기(1∼6월)에만 6만 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GM은 올해도 이익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매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24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2년 주기 임금교섭, 임금인상 및 성과급 지급, 인천 부평2공장 신차 배정 문제 등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자 이달 초 GM 본사는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부평공장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1억9000만 달러(약 2140억 원)의 신규 투자 계획을 보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GM 측은 “한국에서 철수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기보다는 노사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gm본사 철수 시사#한국gm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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