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최고금리, 내년 하반기부터 24%→20%로

장윤정 기자 입력 2020-11-17 03:00수정 2020-1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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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대부업 금리 인하 방안 확정

정부와 여당이 현재 24%인 법정 최고금리를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20%로 내리기로 확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이 큰 서민들의 금융비용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최고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를 낮춰야 하는 금융회사들이 대출심사를 깐깐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밀려날 수 있어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법정최고금리 연 24%→20%

금융위원회는 당정 협의에 따라 현행 대부업법(금융회사)·이자제한법(사인간 거래)에서 규율하고 있는 법정 최고금리를 내년 하반기에 20%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서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1일 금융위에 “대부업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라”고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명순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이자 경감 효과는 극대화하고 상환능력이 있는 대출 이용자들의 탈락이라는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최고금리는 현재보다 4%포인트 인하된 20%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고 금리가 낮아지면 저소득·저신용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00만 원을 빌렸을 때 연간 이자가 24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줄어들게 되기 때문. 금융당국은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올해 6월 기준 20% 초과금리 대출을 이용한 239만2000명 중 약 87%인 207만6000명의 이자 부담이 매년 4830억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 기존 대출 이용자들은 대출 만기 연장을 할 때 금리 인하의 혜택을 볼 수 있다.

○ 불법 사금융으로 취약계층 밀려날 우려도


문제는 금융회사들이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내려가면 부실을 줄이기 위해 대출심사를 더 철저히 하게 돼 신용도가 낮은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금리 인하 혜택을 보는 87%를 제외한 나머지 13%(31만6000명)는 민간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특히 이들 중 약 3만9000명은 혹독한 고금리를 요구하는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추정됐다. 앞서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도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내리면 제도권 대부금융시장에서 약 57만 명이 배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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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8년 2월 법정 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내린 결과 고금리 대출자의 약 18.7%에 해당하는 26만1000명의 금융 이용이 축소되고 4만∼5만 명은 불법 사금융에 발을 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에 타격을 입은 대부회사들이 폐업을 선택하면서 대부업계도 쪼그라들었다. 대부업계 대출잔액은 2018년 말 17조3487억 원에서 2019년 말 15조9170억 원으로 줄었다.

당국은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서민금융상품(햇살론 등) 공급을 연간 2700억 원 이상 늘리고 취약·연체차주에 대한 채무조정·신용회복 지원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최고금리 인하 시점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1년 하반기로 잡았다. 시장 여건을 봐가면서 시행령을 개정해 금리인하 충격을 최대한 덜어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서민들의 불법 사금융 유입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책의 선의와는 별개로 소비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미 대부업체들이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는 단계여서 과거 금리인하 때보다도 더 충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
#최고금리 인하#대부업#불법 사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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