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불지핀 ‘중고차 판매’ 시장…‘공유차 대표’ 쏘카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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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9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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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3일 당시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와 박재욱 타다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과 관련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지난 3월3일 당시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와 박재욱 타다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과 관련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최근 현대차가 불지핀 중고차 시장에 ‘공유차 대표’ 쏘카가 가세했다. 시작은 쏘카가 가진 렌터카를 판매하는 ‘자산 처분’ 방식이지만 향후 중고차 매매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는 19일 오후 2시부터 쏘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 메뉴를 추가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판매 차량은 Δ투싼(2017년식·1100만원대부터) Δ스포티지(2017년식·1100만원대부터) Δ아반떼(2016년식·590만원대부터) 등 준중형 SUV와 세단 3종 100여대다.

쏘카 측은 “차량운영 데이터로 품질을 평가·분석해 판매제품을 선별했으며 전문 차량 공업사의 품질 검사와 개선 작업을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과정을 최소화한만큼 차량 가격은 시장가 대비 평균 10% 이상 저렴하다”며 “쏘카는 지속해서 판매 차종과 차량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 ‘자산 처분’에서 중고차 매매업으로 확장 가능성

쏘카가 직접 중고차 판매에 나서는 건 기존에 중고차 도매상을 통했을 때보다 남는 마진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쏘카는 이전에도 공유 서비스 차량을 내부 서비스 및 연한 기준에 따라 공매나 경매 방식으로 매각해왔다.

직접 판매로 이용자들에겐 이전보다 더 싸게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동시에 쏘카로서도 20조원 규모의 중고차 판매 시장 초기 진입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쏘카는 일단 자사가 보유한 공유 차량만 팔고, 시장에서 중고차를 매입해 이를 되파는 본격적 매매업은 하지 않는다.

이는 최근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중고차 업계가 강력히 반발, 논란이 확산하는 현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이 제한돼왔으나 지난해 초 지정 기한이 만료되면서 대기업 진출 가능성이 열렸다. 기존 업체들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신청했으나 동반성장위원회가 작년 11월 부적합 의견을 냈고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아있다.

이 때문에 쏘카는 지난달 특허청에 ‘캐스팅’ 상표 출원을 해놓고도 중고차 판매업 진출에 공식적 발언을 아껴왔다.

앞서 쏘카가 지난 6월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에 이용됐던 카니발(기아자동차) 약 100대를 판매했을 당시에도 중고차 업계는 상당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타다는 쏘카의 100% 자회사인 VCNC가 운영한다.

당시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국회 통과로 타다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매물로 내놓은 이 카니발의 1차 물량 45대는 90분 만에, 2차 물량 40여대는 단 2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더구나 쏘카는 이미 한 차례 택시 업계로부터 타다 베이직에 대한 극렬한 반발을 경험했던 만큼 최대한 몸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쏘카의 캐스터 출시를 두고 SK그룹의 중고차 판매 시장 우회 진출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000년부터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SK엔카’를 운영했다가 중고차 매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사업을 매각했던 SK그룹은 쏘카 지분 22.1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부터 본인인증 앱 ‘패스’를 통해 중고차 시세조회 및 매매까지 할 수 있는 ‘패스 자동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 13만원에 하루 ‘타보기’…구입시 이용금액 할인

캐스팅은 차량 조회부터 구매까지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쏘카 앱에서 차량별 가격·주행거리·연식·사고 여부 등 조건에 맞춰 검색 가능하다. 또 차량별 잔여 보증 기간과 편의 사항, 보험 이력 등 세부 정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특히 카셰어링 이용료 수준의 비용만 내면 차량을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전달받아 24시간 또는 48시간 동안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타보기 서비스’가 차별점으로 꼽힌다.

이용료는 아반떼 기준 24시간 13만원, 48시간 18만원으로 보험·주행 요금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결제한 타보기 이용료는 구매 시 최종 가격에서 할인된다.

차량 구입비 전액을 결제한 후에 차를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중고차 업체 서비스와 달리 부담이 적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일체 딜러의 개입 없기 때문에 차량을 직접 점검해 볼 수 있다.

캐스팅 전 차량에는 AS 기간을 무상으로 연장해주는 ‘캐스팅 보증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중고차는 제조사 보증 기간이 종료된 경우 보증 수리가 어렵거나 보증 연장 상품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지만 캐스팅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은 최대 500만원 한도 내 1년 2만㎞까지 무상으로 보증한다.

서비스 론칭을 기념해 차량 구매 고객에게는 쏘카를 무제한으로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상품 ‘반값패스’ 1년 구독권과 차량용 무선 핸디 청소기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쏘카의 비대면 서비스 노하우와 차량 관리 기술,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결합해 소비자 위주의 새로운 중고차 구매 방식을 제안한다”며 “기술과 플랫폼을 통한 이동 선택권을 확대하고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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