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활발한 ‘자영’ 연기하며 성격도 바뀌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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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고아성
회사 비리 파헤치는 고졸사원 역할
“장벽 부딪혀도 힘합치던 장면 울컥”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출근하는 이자영(고아성). 그는 “자영이 회사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진심을 부각시키고 싶어 의상과 머리를 차분하게 연출했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출근하는 이자영(고아성). 그는 “자영이 회사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진심을 부각시키고 싶어 의상과 머리를 차분하게 연출했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촬영 후 MBTI 성향이 ‘I’에서 ‘E’로 바뀌었어요.”

21일 개봉하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주연 이자영 역을 맡은 배우 고아성(28)은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를 찍고 성격이 달라졌다”며 웃었다. 심리성향검사인 MBTI에서 ‘I’는 ‘Introvert’(내향적인)를, ‘E’는 ‘Extrovert’(외향적인)를 뜻한다. 이자영은 회사의 비리를 목격한 뒤 같은 회사 친구인 정유나(이솜), 심보람(박혜수)과 함께 이를 파헤치는 고졸 사원이다. 상사에게도 할 말을 하고, 회사가 몰래 유출한 폐수로 병을 앓는 주민들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캐릭터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자영과 저는 굉장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전 내성적이고 말수도 적은데 자영은 밝고 활발하거든요. 제 주변 밝은 사람들의 성격을 떠올리기도 하고, 촬영 현장에서 사람들을 더 많이 챙기면서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했어요.”

이번 영화에서는 울컥했던 장면이 많았다고 했다. 타인의 상황에 깊이 공감하는 성격이라 회사의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여자에 고졸이라는 이유로 장벽에 부딪히는 장면들에 깊게 몰입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지하철 신’이다. 회사가 폐수를 강에 유출하는 것을 목격한 자영이 유나와 보람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처음엔 시큰둥하던 이들이 서울 지하철역에서 힘을 합치기로 한다.

“영화엔 안 나오지만 유나는 옥수역, 자영은 불광역, 보람은 당산역 근처에 살아요. 각기 다른 지하철 플랫폼으로 흩어지려던 이들이 ‘내일부터 작전에 돌입하자’며 힘을 모아요. 반대편 플랫폼에 선 친구들을 보며 자영이가 ‘고마워’라고 소리 지르는 장면을 떠올리면 아직도 울컥해요.”

어느덧 배우 경력 17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서른까지 두 달이 남은 20대 청춘. 영화의 배경인 1995년으로 돌아간다면 그 시절, 29세 고아성은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을까.

“영화 시작과 끝에서 출근길 충무로가 나와요. 인파 사이에 행진하듯 자영과 유나, 보람이 회사로 향해요. ‘그때도 이 거리에, 이 사람들이 있었겠지’라는 실감이 나면서 격앙됐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로 돌아간다면 친구들과 충무로 그 거리를 걸어보고 싶어요.”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배우 고아성#고졸사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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