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텃밭-바이든 고향도 경합… ‘부동표 35%’ 놓고 대접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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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한 달 앞으로]<상> 대선 승패 가를 경합주 12곳

미국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 배분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미 선거체계에서는 전국 지지율이 높아도 선거인단 과반인 ‘매직 넘버’ 270명을 확보하지 못하면 백악관 주인이 될 수 없다.

현재 주요 선거분석업체들의 예측에서는 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앞서고 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집권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되 투표장에서는 트럼프를 찍는 ‘샤이 트럼프’ 유권자가 상당하고, 주요 경합주의 표심 역시 대혼전 상태여서 예단은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현지 시간) 기준 미 선거통계 분석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222명, 12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바이든 후보가 우세하지만 부동층 선거인단이 191명(35.5%)에 달한다.

특히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미시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 위스콘신(10명) 등 역대 대선마다 표심이 엇갈렸던 기존 6개 경합주는 물론 텍사스(38명), 오하이오(18명), 조지아(16명), 아이오와(6명), 네바다(6명), 뉴햄프셔(4명) 등 6개 신(新)경합주에서도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RCP는 이들 12개 주에 배정된 189명의 선거인단과 승자독식제를 채택하지 않은 메인, 네브래스카주에서 각 1명씩을 부동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가운데 145명 이상을 가져간다면 승자가 될 수 있다.

텍사스와 뉴햄프셔는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곳이어서 올해 대선에서 양당 후보가 혼전을 벌인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한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대선 승자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2개 경합주 중 네바다와 뉴햄프셔를 제외한 10개주에서 모두 승리했다. 당시 민주당은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의 낙승을 예상했던 터라 이 지역에서의 패배가 특히 큰 타격을 안겼다.

현재 상황은 어떨까. 먼저 RCP의 기존 경합주 6곳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3.8%포인트 앞선다. 하지만 올해 7월 말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격차가 최대 6.3%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것에 비해선 크게 좁혀졌다.

특히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플로리다의 표심은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NBC뉴스-마리스트대 공동조사에서 두 후보 모두 48%의 지지율을 얻었다. RCP 기준으로는 7월 25일 8.4%포인트 차이에서 이달 28일에는 1.3%포인트로 격차가 줄었다. 바이든 후보로서는 불안한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극진 좌파’로 몰아붙인 전략이 사회주의에 부정적인 쿠바, 베네수엘라계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바이든 후보의 고향이자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를 주목했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를 거듭 방문한 것은 그만큼 승산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남은 한 달간 트럼프 대통령이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지역에서 얼마나 지지율을 끌어올리느냐가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경합주 중에선 아이오와, 조지아는 보수 성향의 백인 인구가 많고 농업 비중이 상당해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강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 후 이 지역 경제가 크게 나아지지 않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적 타격이 심해져 바이든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 선거 전문가 레너드 스타인혼 아메리칸대 교수는 “12개 주에서 발생하는 어떤 변수도 선거 결과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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