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亞 테니스선수 첫 메이저 3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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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US오픈 단식 정상 탈환

오사카 나오미가 13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빅토리야 아자란카를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번쩍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오사카 나오미가 13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빅토리야 아자란카를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번쩍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2세트 세트포인트를 남겨둔 오사카 나오미(23·일본)는 빅토리야 아자란카(31·벨라루스·27위)가 드롭샷으로 넘긴 공을 역방향 포핸드로 상대 코트 왼편에 꽂아버렸다. 방향을 잡지 못한 아자란카는 오사카가 보낸 공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잦은 범실과 무기력한 공격력으로 1세트를 게임 스코어 1-6으로 내준 오사카는 2세트 중반부터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여자스포츠 선수 수입 1위인 오사카(세계랭킹 9위)가 2년 만에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정상을 탈환했다. 오사카는 13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결승에서 아자란카에게 2-1(1-6 6-3 6-3)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상금 300만 달러(약 36억 원)를 챙겼다.

오사카 나오미는 이번 US오픈에서 ‘브리오나 테일러’가 적힌 마스크(윗줄 왼쪽)를 시작으로 라운드마다 미국에서 인종 차별 문제로 숨진 흑인들의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진 출처 NHK 홈페이지
오사카 나오미는 이번 US오픈에서 ‘브리오나 테일러’가 적힌 마스크(윗줄 왼쪽)를 시작으로 라운드마다 미국에서 인종 차별 문제로 숨진 흑인들의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진 출처 NHK 홈페이지
이날 우승으로 오사카는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단식 3회 우승을 달성했다. 오사카는 2018년 US오픈과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해 2011년 프랑스오픈과 2014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리나(중국·은퇴)와 함께 메이저대회 2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3차례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올라 100%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오사카는 현역 선수 중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23회), 비너스 윌리엄스(40·미국·7회), 킴 클레이스터르스(37·벨기에·4회), 안젤리크 케르버(32·독일·3회)에 이어 5번째로 메이저대회 3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오사카를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시아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오사카는 “코로나19로 인한 투어 중단 기간에도 여러 가지를 배우며 성장했기 때문에 오늘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내가 우승할 때마다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줘 기쁘다. 믿을 수 없는 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사카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자신이 준비했던 마스크 7장을 모두 공개할 수 있었다. 인구 대부분이 흑인인 아이티 출신 미국인 아버지 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와 일본인 어머니 오사카 다마키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는 이번 대회 1회전에 ‘브리오나 테일러’라는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시작으로 매 라운드마다 미국에서 인종 차별 문제로 억울하게 숨진 흑인 피해자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착용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경기가 TV로 전 세계에 중계될 텐데 희생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이 마스크를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마스크를 준비한 이유를 밝혔던 오사카는 우승 뒤 “마스크를 착용한 것은 사람들이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테니스#오사카#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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