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글로벌 확산 와중에… 中, 방역 공로자 훈장-표창 ‘종식 축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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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단체에 2300여개 수여… CCTV 통해 자축 행사 생중계
習 “코로나 방역 통해 中 우수성 입증”… 70분 연설 대부분 中책임론 반박
로이터 등 외신 “세계적 확산 외면”… 일부 댓글 “中정부 통계 못 믿어”

코로나 상황 모두 끝난 듯 메달 수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에서 유공자에게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감염병 사태는 다시 한번 중국의 특성이 
반영된 사회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입증했다”고 말해 사실상의 코로나19 사태 종식 및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베이징=AP 
뉴시스
코로나 상황 모두 끝난 듯 메달 수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에서 유공자에게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감염병 사태는 다시 한번 중국의 특성이 반영된 사회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입증했다”고 말해 사실상의 코로나19 사태 종식 및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베이징=AP 뉴시스
중국은 8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北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공로자 표창대회를 대규모로 개최했다. 개인과 단체에 2300여 개의 훈장과 표창이 수여되는 등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이 이런 자축 행사를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중국중앙(CC)TV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표창대회 행사를 생중계했다. 중국의 방역 업무를 총괄한 중난산(鐘南山·84) 중국과학원 원사가 공화국 훈장을 받았고,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천웨이(陳薇·54) 군사의학연구원 연구원 등 3명은 ‘인민영웅’ 칭호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온 대표단 2000여 명 등 총 3000명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이날 약 70분간의 연설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중국의 정치 사회 문화의 우수성이 증명됐다”면서 “엄청난 노력 끝에 코로나19 전쟁에서 중대하고 전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의 방역 성과에 대해서도 자화자찬했다. 그는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은 공개적이고 투명했다”면서 “국제적으로는 32개국에 34개 의료 전문가 조직을 파견하고, 150개국에 의료 물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 언론들은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시 주석의 발언과 중국의 백신 개발 속도, 최근 외국발 항공기의 베이징 직항 허용 등 여러 긍정적인 움직임 등을 근거로 이달 중 일상생활로의 전면 복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6일 이후 중국 본토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런민(人民)일보와 CCTV 등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14억 중국 인민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해석했지만 시 주석은 “전면적 승리에는 아직 노력이 더 필요하다”며 ‘승리 선언’을 하지는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비판과 여전히 미국, 인도,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 중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정부의 대규모 기념행사에 대해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코로나19 때문에 고통받고 있고, 사망자도 90만 명에 이르는 등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중국 정부의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등 중국을 불신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코로나19#중국#종식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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