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10건중 4건 최고가… 거래량은 5분의 1로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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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
매도자-매수자 눈치싸움 치열… 넷째주 아파트값 0.01% 올라

보증금 없는 ‘깔세’ 매물도 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로 서울 대학가에서 상권 침체로 상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공실이 늘면서 ‘깔세’ 매물까지 등장했다. 깔세는 보증금 없이 주 혹은
월 단위로 임대차 계약을 맺는 방식을 뜻한다. 뉴스1
보증금 없는 ‘깔세’ 매물도 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로 서울 대학가에서 상권 침체로 상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공실이 늘면서 ‘깔세’ 매물까지 등장했다. 깔세는 보증금 없이 주 혹은 월 단위로 임대차 계약을 맺는 방식을 뜻한다. 뉴스1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와 수도권 공급 대책 발표에도 최근 실거래된 서울 아파트 10건 중 4건은 최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집주인은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하고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집값은 높아지는 등 기 싸움이 팽팽해지며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월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3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8·4 공급대책 이후(8월 5~26일) 서울의 아파트 거래 건수(4235건) 중 직전 최고가를 경신한 거래는 1658건으로 전체의 39.1%를 차지했다. 아실은 현장 공인중개사들이 올린 온라인 매물 중 ‘거래 완료’ 표시가 된 매물의 가격이 직전 거래 가격과 비교해 높은 경우를 최고가 경신 거래로 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난다. 8월 1일부터 27일까지 실거래된 서울의 15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전체 거래 77건 중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경신한 거래는 48건으로 60%를 넘었다. 강남구 도곡동 ‘우성4차’ 전용면적 84㎡는 올해 5월 19억 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21억8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압구정동의 ‘현대14차’ 같은 면적도 기존(5월) 25억6000만 원이던 신고가를 8월 29억 원으로 경신했다.

이는 집주인은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으려 하지만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과열됐다는 생각 등으로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지역에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면 바로 팔리면서 시세가 떨어졌던 과거와 달리 힘겨루기 양상이 강해진 것. 실제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27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109.7로 지난주(114.3)보다 낮아져 매수세가 꺾이는 양상이지만, 여전히 100을 넘어 매수자 우위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집주인들이 정부의 연이은 규제로 매물을 거둬들이며 높은 가격에 내놓는 아파트가 드물게 거래되면서 매도자가 제시한 가격이 실거래가로 그대로 형성되는 영향도 한몫하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재차 보여주면서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수요자와 가격을 낮출 생각이 없는 매도자 간의 눈치 싸움도 치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다 보니 이달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라 상승폭이 줄었다. 다만 이런 힘겨루기 양상이 당장 거래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18일 서초구 반포동 A아파트 전용면적 84.9㎡ 매물이 이전 최고가보다 4억 원 이상 내린 28억5000만 원에 거래되는 등 일부 단지에서 시세보다 낮게 거래됐지만, 이는 집주인과 직접 관련이 있는 개인에게 매물을 넘기는 일종의 ‘자전거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 거래에서도 최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8월(1~26일) 서울의 아파트 전세 거래 7224건 중 최고가를 경신한 건수는 1362건(전체의 18.9%)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을 지난달 31일부터 시행하면서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급등한 결과다. 임대차 2법 시행 전인 7월 21일부터 31일까지의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중 최고가 경신 비율은 12.8%에 그쳤다.

정순구 soon9@donga.com·이새샘 기자
#서울#부동산 시장#아파트값#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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