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급매 관련 안내가 게시되어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오는 5월 9일 종료돼 현행 제도상 조정대상지역 내 3주택 이상 보유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기본 양도소득세 최고세율 45%에 중과세율 30%포인트, 여기에 지방소득세(양도세의 10%)까지 더해져 최대 82.5%의 세 부담이 발생한다. 2026.02.04. 20 서울=뉴시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급매로 집을 내놓고 있는 다주택자들이 늘고 있지만, 매수를 원하는 이들이 호가가 추가로 하락하기를 기대하며 본격적인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어 시장엔 매물이 쌓이고 있다. 중과 전 매도할 지, 보유하다 증여할지 등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이 많다.
9일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9606건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방침을 밝히기 전날인 지난달 22일(5만6216건) 대비 6.0% 증가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매물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현장에서는 처음 내놨을 때보다 호가를 1억~2억 원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110㎡ 매물은 최초 호가가 33억 원이었지만 현재는 31억 원으로 2억 원 낮췄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허가구역)인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약정서를 제출해야 5월 9일까지 계약서를 써 중과세 적용을 피할 수 있다”며 “매수 대기자들이 이 점을 고려해 당분간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발표될 양도세 중과 유예 보완책에 따라 매물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허가구역에서는 매수자가 거래 허가 후 4개월 안에 실거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세입자의 남은 계약기간, 계약갱신요구권 사용 여부 등을 고려하면 실제 거래 가능한 매물은 많지 않다. 정부가 5월 9일까지 계약을 마치고 잔금까지 최장 6개월 유예를 주는 방안을 밝혔지만 실거주 요건을 얼마나 완화해줄 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한 다주택자는 “현재는 세입자 임대 기간이 1년 2개월 남아 허가 4개월 내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가 어렵다”며 “실거주 요건이 얼마나 완화되는 지를 보고 매물을 내놓을 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매물이 늘어나는 이유는 양도세 중과 전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는 다주택자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주택자인 집주인이 10년 전 10억 원에 취득한 집을 20억 원에 매매해 10억 원 시세차익을 남길 경우, 중과 유예 기한인 5월 9일까지는 양도세를 3억2900만 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중과 유예가 종료된 뒤에는 2주택자면 6억4000만 원, 3주택자면 7억5000만 원으로 내야하는 세금이 각각 94.5%, 128.0% 오른다.
주택을 자녀 등에게 바로 증여하는 선택지도 있다. 이 경우 증여세는 6억140만 원, 증여취득세는 2억4800만원으로 총 세액은 8억4940만원이다. 중과 전에 집을 매매해 양도세(3억2900만 원)를 내고, 남은 돈을 현금으로 증여(증여세 4억7400만 원)할 경우의 최종 세액(8억300만 원)과 4600만 원 차이가 난다. 세액만 놓고 보면 주택을 증여하지 않고 양도하는 것이 조금 더 유리한 셈이다. 반면 중과 시행 뒤 집을 매매해 양도세를 내고 현금을 증여하면 최종 세액이 2주택자의 경우 9억9400만 원으로 늘어나 집을 바로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우 전문위원은 “자녀 등 특수관계인에게 증여할 경우 실거래가 대비 3억 원 혹은 30% 저렴하게 증여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돼 있어 고려해야 할 경우의 수가 많다”며 “최근 증여, 양도, 보유 여부를 놓고 문의하는 다주택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