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내로남불’에 여론 싸늘… 여권 “이대로는 안된다” 위기감

문병기 기자 , 김지현 기자 입력 2020-08-08 03:00수정 2020-08-08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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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비서실 일괄 사의]청와대까지 뒤흔든 부동산 민심
부동산 실책 이어 당정청 엇박자… 역풍 거세지자 ‘비서실 교체’ 건의
노영민이 文대통령에 사전 보고
靑, 이르면 내주부터 순차적 수리… 후임 실장 양정철-유은혜 등 거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하려 단상에 오르고 있다. 뉴스1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없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통령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이 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한 데 대해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의 ‘내로남불’ 논란으로 부동산 민심 역풍이 갈수록 거세지는 데 따른 사실상의 경질성 인사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청와대를 3기 체제로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 사의 표명 전 여권에서 “이 체제로는 어렵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노 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문 대통령에게 일괄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수석 5명은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등이다.

전격적인 일괄 사표 제출은 이날 오전 노 실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실장이 ‘나도 사표 내겠다’며 수석 5명에게 사표를 가져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날 오전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임명장 수여식 이후 문 대통령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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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여권 내에서 문 대통령에게 “현재 체제로는 위기를 넘어설 수 없다”며 비서실 인사 교체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직간접적 경로를 통해 ‘비서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인이 청와대로 들어갔고 노 실장이 대통령에게 사전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부동산 ‘내로남불’로 불씨 키운 다주택 참모 경질



이번 일괄 사표 제출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혼선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날 사표를 제출한 참모 6명 중 노 실장과 김조원 김거성 김외숙 수석 등 4명이 다주택자 논란을 일으켰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충북 청주시에 아파트를 보유한 노 실장은 반포 아파트를 남기고 청주 아파트를 팔겠다고 밝혀 ‘똘똘한 한 채’ 논란을 일으켰다.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김조원 수석은 송파구 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4억 원 높은 가격에 내놨다. 윤도한 수석은 6일 이를 해명하다가 “남자들은 (부동산을) 잘 모른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고 강기정 수석은 ‘협치 실종’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서실 내부의 갈등이 결국 일괄 사표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조원 수석은 지난해 12월 노 실장이 수도권 다주택 참모들의 주택 매각을 권고했을 당시 “나를 겨냥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장을 지내던 2015년 ‘시집 강매’ 논란을 일으킨 노 실장을 중징계하며 악연을 쌓은 바 있다. 문 대통령과 부부 동반 모임을 할 정도로 가까운 김 수석을 포함한 쇄신을 건의하기 위해 일괄 사표라는 방식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 이후 이어진 위기 국면에서 청와대 비서실의 거듭된 실책이 누적됐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갤럽이 이달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7일 발표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44%로 총선 직후인 5월 첫째 주 71%에 비해 석 달 만에 27%포인트 하락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라 이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문제”라며 “이 과정에서 비서실이 위기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순차적으로 사표 수리될 듯

청와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사표를 제출한 수석들의 교체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후임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정무·국민소통수석은 물론이고 민정·시민사회수석 등도 후임이 결정되는 대로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은 비서실 재편 작업 등이 마무리되면 교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비서실장으로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무수석에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민정수석에는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권오중 국무총리실 민정실장 등이 거론된다. 김외숙 인사수석은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수석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가 커 사표가 반려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김지현 기자

#청와대 비서실 일괄 사의#부동산 대책#다주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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