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강댐 예고없이 방류… 남북합의 위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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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임진강 수위조절 나선듯… 2009년엔 연천주민 6명 사망 불러

주말부터 폭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3일 한국에 미리 통보하지 않고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일부 개방해 무단 방류한 정황이 포착됐다.

군과 정보 당국이 이날 오후 황강댐 수문이 열린 상황을 확인하자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댐 방류를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황강댐에서 가까운 필승교 수위를 관측해 댐 방류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황강댐이 위험 수위에 미치지 않았음에도 집중호우가 이어질 것을 대비해 북한이 수위 조절 차원에서 미리 강물을 방류한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이 6월 정상 간 핫라인 등 남북 간 4개 통신선을 차단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황강댐 무단 방류는 남북 합의 위반이다. 북한은 2009년 8월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 연천군에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한 뒤 그해 ‘남북 수해방지 실무회담’에서 한국에 방류를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010년 7월 집중호우 때만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방류 가능성을 미리 통보했다. 이후부터는 사전에 알리지 않은 채 무단 방류하고 있다. 저수용량이 3억5000만 t에 달하는 황강댐을 무단 방류하면 임진강 물이 크게 불어나는 것에 대비할 수 없어 어민 재산은 물론이고 인명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다.

북한은 이날 평안도, 황해도, 개성시, 자강도, 강원도 내륙 등에서 5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 때문에 황강댐 수문을 추가로 개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북한#황강댐 무단 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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