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한국, 反中공조에 함께할 나라” 왕이 “매카시즘 살아나… 불량배 용인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美-中갈등 격화속 동참 압박 이어져

미국과 호주가 28일 워싱턴에서 열린 외교·국방장관(AUSMIN) 회의에서 중국에 함께 맞서기 위한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특히 미국은 반중(反中) 공조를 위한 동맹국의 하나로 한국을 재차 거론하며 동참을 압박했다. 중국에서는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맞섰다.

미 국무부는 이날 회의 개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양국 장관들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행동들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고, 그 주장은 국제법 아래에서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아세안, 인도, 일본, 한국, 파이브 아이스(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5개국 정보동맹체) 등과 나란히 협력한다”고 밝혔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국제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럽, 인도, 일본, 한국, 호주 등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 시대의 도전과제는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것과 함께 법의 지배에 근거한 경제적 번영”이라며 “우리는 이를 이행하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이어지는 미국의 대중 압박에 강하게 반격했다. 29일 중국 외교부는 전날 왕 외교부장과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의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왕 부장은 통화에서 “미국의 극소수 정치인이 중국과 미국 관계의 역사를 부정하고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은 신냉전을 조장하려는 매카시즘이 잿더미에서 살아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일방주의로 흐르고 있다”며 “불량배를 용인하는 순간 오히려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고, 불량배들은 더 대담해진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AUSMIN 회의와 관련해 “미국과 호주는 중국을 모독하고 있다”며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고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베이징=김기용 kk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중 갈등#미국#중국#외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