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릴레이 독서 SNS 달궈… 7일간 매일 책표지-사연 올려
친구 지목해 다음 챌린지 권유
인문학-역사-철학서 추천 많아
‘#북커버챌린지’, ‘#7days’, ‘#추천합니다’.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등장한 ‘북커버챌린지’가 소리 없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각자의 공간에서 조용히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시작된 소셜 독서운동이 여름 휴가철 ‘집콕’ 책 읽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북커버챌린지의 주된 확산지는 인스타그램. 북커버챌린지 관련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5만 건이 넘는 게시물이 검색된다. 7일 동안 매일 자신의 ‘인생책’ 표지 사진을 한 권씩 올리되, 책 소개는 가급적 짧아야 한다. 자세한 독후감을 쓰는 게 아니라, 짧은 인상평을 남겨 호기심을 유발하는 게 특징이다. SNS 친구를 지목해 챌린지를 권할 수 있다.
책 소개 글은 짧지만 책에 얽힌 그 나름의 사연이 담겨 있다. “대학 다닐 때 읽었던 시집을 다시 꺼내 보다 눈물이 났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사주신 책” “잘못 배송된 책이지만 ‘이것도 인연이다’ 생각하고 읽게 됐다” “책장에 책이 딱 7권 있는데 탈탈 털었다” 등등. 챌린지 참여를 권유할 친구의 아이디를 태그하며 “책 좀 읽어라”라고 타박하기도 한다. 한 출판사는 출간 직전의 신간 표지에 ‘북커버챌린지’ 해시태그를 달아 블로그에 게시해 홍보용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SNS에 공개적으로 책을 추천하고, 댓글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보니 일반적인 독서 관련 SNS 게시 글과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썸트렌드’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인스타그램에 언급된 책 읽기 관련 단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독서’라는 단어는 ‘자기계발’ ‘공부’ ‘교육’ ‘과학’ ‘수업’ 등 목표 지향적인 단어들과 많은 연관이 있었다. 반면 ‘북커버챌린지’라는 단어는 ‘역사’ ‘철학’ ‘심리학’ ‘시집’ 등 인문교양서 관련 단어들과 연관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썸트렌드의 백채원 에디터는 ‘감상문 없는 책 추천, #북커버챌린지’라는 트렌드 분석 글에서 “참여자들은 책을 읽게 된 계기, 책에서 얻은 감동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며 “(실용서보다는) 인문학, 역사, 철학서를 추천하고, 독서 경험을 공유하며 공감을 얻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증 게시물이 글의 내용보단 비주얼 위주이기 때문에 책 표지 디자인과 제목이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인스타그램에는 절망과 눈물이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출판사로서는 인스타그램용 감성에 잘 맞도록 표지가 밝고 예쁜 것도 중요하다”며 “출판사에서 제목을 지을 때도 해시태그에 잘 걸릴 수 있게 일반명사는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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