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인권변호 앞장서다 시민운동가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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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국내 첫 성희롱 사건 맡아 승소, 시장 취임후 ‘젠더특보’ 신설도
“사회개혁 헌신” “잘못 반복 안돼” 시민단체들 엇갈린 반응 내놔

“황망하고 안타까운 소식에 슬픔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참여연대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오랜 시간 시민운동을 개척하고 그 영역을 확장시켰던 활동가”라며 “다양한 시민운동 영역에서 한국사회 개혁과 혁신을 위해 헌신했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은 1980년 사법시험 22회에 합격했다. 1982년 검사로 임용됐지만 사형 집행 참관이 싫다는 이유로 1년 뒤부터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박 전 시장은 1986년 고 조영래 변호사 등과 함께 ‘부천서 성고문 사건’ 변호인단에 참여해 당시 피해자였던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변호했다. 이어 조 변호사와 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창립회원으로 참여했다. 1993년에는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을 맡아 6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승소를 이끌어냈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첫 배상 책임을 인정받은 이 판결로 한국사회의 인식이 바뀌었다.

1994년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해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며 사법개혁운동 등을 이끌었다. 2000년에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하고 기부와 모금 문화 확산에 힘썼다. 박 전 시장은 재단의 총괄상임이사를 지내며 ‘1% 나눔 운동’ 등을 주도했다. 아름다운재단은 “박 전 이사는 척박하던 한국사회에 새로운 기부문화의 장을 열었다”는 입장문을 냈다. 박 전 시장은 서울시장 취임 후 ‘성평등도서관’을 열고 ‘젠더특보’를 신설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명서를 내고 “박 전 시장은 과거를 기억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길에 무수히 참여해왔다”면서도 “그러나 본인은 그 길을 닫는 선택을 했다. 서울시는 과거를 기억하고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박원순 시장 사망#시민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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