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 가볍게 여겨… 나토 탈퇴 직전까지 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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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언론 인터뷰서 비화 공개
“폼페이오-매티스 등이 만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탈퇴하기 직전까지 갔었다”고 밝혀 동맹을 가볍게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인식이 도마에 올랐다. 외교안보 분야 최고위 인사들이 이를 간신히 막아냈던 뒷이야기도 공개해 참모들이 대통령의 독단적인 결정을 어느 정도 견제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볼턴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주최 화상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사령관으로서 직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언제 했느냐’는 질문에 “가장 거슬렸던 순간은 브뤼셀에서 열렸던 나토 정상회담”이었다며 이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나토 동맹들이 수년간 그들의 공평한 몫을 분담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맞다”면서도 “내 답변은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정치적, 군사적 동맹에서 철수하는 것이 미국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턴은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나토 동맹에서 철수하지 않도록 대통령을 설득했고 결국 철회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백악관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내가 사임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동시에 이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책임이 있다는 것 또한 느꼈다. 내가 뭔가 기여할 게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고, 백악관에 남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4년을 더 집권한다면 외교안보 차원에서 매우 해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쇄 언론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와의 동맹 관계는 현 시점에서 물음표”라며 “당신이 세계가 멀리 있다고 믿는다면 이런 동맹들을 왜 유지하겠느냐”고 우려했다.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한국 정부가 회고록 내용이 정확하지 않고 왜곡됐다고 밝힌 사실에 대해 “한국이나 미국의 유권자가 그것(사실관계)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시점에 진실을 적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라며 책 내용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볼턴#트럼프#nato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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