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 황토가마서 15일간 구운 ‘솔트힐 죽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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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천일염

함초죽염 등이 담긴 솔트힐 선물세트 2호. 솔트힐 제공
함초죽염 등이 담긴 솔트힐 선물세트 2호. 솔트힐 제공
미네랄의 보고인 천일염의 주산지 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특별한 죽염이 만들어져 눈길을 끈다. 증도는 2007년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증도는 경관이 아름답고 깜깜한 밤에도 별을 볼 수 있는 때 묻지 않은 청정 섬이다. 증도는 또 하나의 자랑은 천일염이다. 증도의 태평염전은 넓이가 463만m²로 국내 최대규모 천일염 생산 단지다. 태평염전 천일염은 깨끗한 갯벌 바닷물을 25일 동안 햇빛과 해풍에 말려 생산한다.

증도에 자리한 솔트힐은 태평염전 천일염으로 죽염(竹鹽)을 만든다. 솔트힐 죽염은 천일염 본고장답게 제조방법도 독특하다. 일반 죽염 제조법은 천일염을 대나무 통에 넣고 고온에 9번 굽는다. 통상 천일염을 한 번 굽는 시간은 24시간이다. 하지만 솔트힐은 천일염을 대나무 통에 넣고 황토가마에서 세 번 굽는다. 한번 구울 때 5일 동안 720도를 유지한다. 솔트힐 죽염은 총 15일 동안 황토가마의 고온에서 구워져 흰색 빛깔을 낸다. 굽는 과정에서 이곳만의 물이 첨가된다. 솔트힐 대표 조재우 씨(55)와 직원들은 천일염을 구울 때마다 응결되는 대나무 탄소와 불순물을 수작업으로 제거한다.

솔트힐의 독특한 죽염 제조법은 조 씨의 30년 천일염 제조 경험과 열정에서 탄생했다. 그는 1988년 장인이 운영하던 전남 목포 가게에서 천일염 장사를 했다. 이후 볶음 천일염을 처음 제조해 식품업체를 꾸렸다. 1998년 판매 부진으로 사업이 위기를 맞았고 설상가상으로 건강마저 나빠졌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일본인을 통해 구운 천일염을 먹고 건강해졌다. 조 씨는 “건강해진 이후 국내 천일염의 가치를 알 수 있었고 이를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목포대 천일염 생명과학연구소를 만드는 등 천일염 연구에 매진했다. 천일염을 더 배우기 위해 2005년 태평염전에 들어가 13년간 일했다. 지난해 천일염과 해양치유산업 활성화라는 꿈을 위해 태평염전을 그만두고 솔트힐을 설립했다.

그는 죽염을 녹인 물은 오래 냉동된 검붉은 색의 돼지고기를 싱싱한 붉은색으로 변하게 하고 과일과 채소에 묻은 농약 제거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인들의 부족한 미네랄을 보충해주고 유해물질을 중화하는 효능도 있다. 솔트힐은 요리용 죽염 등이 포장된 선물세트 1호를 3만3000원, 함초죽염 등이 담긴 선물세트 2호를 4만3000원에 판매한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한가위 남도의 정#추석#명절#솔트힐 죽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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