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익 해치는 쓴 열매 삼키지 않을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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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黨대회… 시진핑 2기 개막
남중국해 등 핵심 이익 걸린 분쟁… 힘 앞세운 강력한 대응 천명
시진핑 “대만독립 책동 좌절시킬 것”… 경제분야는 대외개방 확대 밝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중국의 국제사회 역할을 과시하면서 2050년경에 종합국력에서 미국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이날 베이징에서 개막한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 주석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신(新)시대에 진입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신시대는 세계무대의 한복판으로 들어가 인류를 위해 끊임없이 더욱 커다란 공헌을 하는 시대”라고 천명했다. 신시대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는 것임도 강조했다. 중국몽의 목표가 세계적 강대국이며 강대국으로서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신시대’를 36차례 반복했다.

중국중앙(CC)TV는 시 주석이 신시대의 의미에 대해 “근대 이래 고난을 겪은 중화민족이 떨쳐 일어나(站起來) 부유해지고(富起來) 강대해지는(强起來) 비약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밝게 빛나는 미래를 맞이함을 뜻한다”고 말한 점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2035년 혁신형 국가들 가운데 선두 국가가 된 뒤 2050년(21세기 중엽)까지 세계의 선두 국가가 되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약 33년 뒤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국가가 되겠다는 뜻이다. 현재는 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국이 미국과 협력을 유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과 세계적 차원의 패권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3시간 24분 동안 정치 외교 경제 사회 환경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종합 청사진을 내놓았다.

대외정책에서 시 주석은 “공산당은 인류를 위해 새롭고 보다 큰 기여를 하는 것을 사명으로 간주해 왔다”며 “상호 존중과 공평, 정의, 협력과 윈윈의 신형국제관계를 추동하겠다. 타국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중국의 발전을 도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국력에 비해 책임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결코 정당한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이 자국 이익에 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강조해온 대국외교가 협력을 중시하되 남중국해 등 핵심 이익이 걸린 분쟁에서는 힘을 내세우고 보복외교까지 불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 분열 책동도 좌절시킬 확고한 의지와 충분한 자신감, 능력을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때 박수소리가 가장 컸다.

시 주석은 중국 해군이 아프리카 유럽 등 세계 해양 곳곳으로 진출하면서 패권 추구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추구할 것이고, 중국의 발전은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21세기 중엽(2050년)에 일류 군대를 전면 건설하겠다는 것은 이 시점에 미국의 군사력에 맞먹거나 뛰어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군대는 전쟁 준비를 갖춰야 한다. 전쟁을 억제하는 동시에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군의 세계 역할은 거론하지 않았다.

경제 분야에서는 대외 경제 개방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개방의 대문을 닫지 않고 더욱 활짝 열 것”이라며 “대외무역을 확대하고 무역과 투자의 자유를 높은 수준으로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서비스업의 대외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당대회#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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