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시간 24분간 68쪽 보고서 읽어… 장쩌민-후진타오 나란히 앉아 건재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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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차 당대회 이모저모

18일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의 개막식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긴 업무보고였다. 중국중앙(CC)TV는 이날 “역대 가장 길었다”며 “단지 (다음 임기) 5년이 아니라 2050년까지 담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시 주석은 오전 9시부터 3시간 24분 동안 68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읽어 나갔다. 하지만 힘에 부친 듯 막판에 목이 메어 기침을 하고 쉰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연설이 끝나자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은 ‘너무 길었다’는 듯 웃으며 시계를 가리켰고, 100세 고령인 쑹핑(宋平)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도중에 회의장을 나갔다. 당 대표자석이 아닌 관람석에서는 조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5년 전인 2012년 18차 대회 때는 당시 후 주석이 1시간 40분 정도 보고를 읽었다.


장쩌민(江澤民), 후 전 주석은 주석단으로 나란히 참석해 건재를 과시했다. 장 전 주석은 시 주석에 이어 입장했고 후 전 주석이 뒤를 이었다. 장쩌민은 시진핑의 왼쪽에, 후진타오는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다. 장쩌민은 입장과 자리에 앉을 때 보좌관 3명의 도움을 받았지만 건강한 모습이었다. 다만 CCTV에 비친 두 원로의 표정은 밝아 보이지 않았다.

시 주석의 후계자로 거론돼 온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는 주석단 상무위원회에 빠져 맨 앞줄이 아닌 뒤편 자리에 앉았다. 반면 후진타오계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는 위원회에 포함돼 앞줄에 앉아 대조를 이뤘다. 천 서기가 후 서기와 달리 아직 당 정치국원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각지의 당 대표자 가운데 일부를 선발해 개막식 입장 전 인민대회당 로비에서 내외신 기자단과 간단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CCTV는 이를 “개방성이 높아진 결과”라고 했지만 답변은 당에 대한 선전이 주를 이뤘다. 이날 새벽부터 비가 내렸지만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를 취재하기 위한 내외신 기자들로 대회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CCTV는 내외신 기자 3000여 명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한편 당 대회를 10월로 잡은 것은 9월에 유엔 총회(12일 개막)가 열려 국제사회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고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이 최근 전했다. 18일은 시 주석이 직접 정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18차 당 대회’를 마무리하는 날이자 ‘8’자의 중국어 발음 ‘바(八)’는 ‘돈을 벌다(파차이·發財)’ 등의 ‘파(發)’와 발음이 비슷해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도 8월 8일 오후 8시에 개막식이 열렸으며 시진핑 당시 부주석이 올림픽 준비 책임을 맡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당대회#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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