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풍전등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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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9단 ● 김지석 9단
6국 6보(76∼89)

흑으로선 백 76으로 틀어막힌 것이 아프다.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로는 우하 귀에 먼저 손을 댔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러나 흑 ○를 두지 않으면 상변 흑 4점이 백의 공격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흑이 애써 만든 좌변과 상변 세력이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 따라서 흑 ○는 최대한 버틴 수인데 백 76이 그 빈틈을 아프게 찔러 간 것.

흑 77은 생략할 수 없다. 백에 석 점 단수를 당하는 것은 견딜 수가 없다. 그러자 백 78로 중앙 흑 다섯 점을 공격한다. 흑 79, 81로 달아나려고 했지만 백 82, 84로 단호히 끊어간다. 흑 대마의 목숨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어떻게 해도 흑의 살길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더구나 30초 초읽기 속에서 사는 수를 정확히 보기는 쉽지 않다. 김지석 9단은 감각적으로 흑 85를 둔다.

백 86은 알파고의 특성을 보여 준 수라고 할까. 참고도 백 1로 두면 흑을 잡을 수 있었다. 흑 2밖에 없는데 이후는 외길 수순.

그러나 알파고가 백 86으로 만족한 것은 유리한 상황에서 굳이 복잡한 길을 걸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 86에 이어 88로 빵때림한 것만으로도 우세를 유지하는 데는 충분하다. 흑 89는 또 한 번 버틴 수.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김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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