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의원 “새누리당엔 정치만 있고 국민이 없어… 밑바닥서 시작한 당대표 나와야 변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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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당권주자 인터뷰]<5> 이정현 의원

이정현 의원(58)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2004년 17대 총선 때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등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2013년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뒤에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홍보수석을 지낸 측근이다.

새누리당 8·9전당대회의 당권 주자인 그에게 이런 꼬리표가 부담이 될 거란 시선이 있다. 최근 당내 계파 간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이 계파 갈등 해소에 적임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복심이란 표현을 털끝만큼도 부인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그렇기에 내가 적임자”라고 했다. 대통령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당청 간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의원들이 정치 개혁에 나서고 민생 현장을 돌보느라 계파를 따질 겨를도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인터뷰 직후 23번째 배낭토크를 위해 대전으로 향했다.

―배낭토크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시외버스나 기차 타고 출발해서 터미널에 내려 무작정 시민들을 만난다. 수행원 일절 없이 홀로 가서 얘기를 듣는다.”

―지난 총선 전부터 전대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는 뜻은 순천 시민들이 내린 엄중한 명령이자 내가 시민들에게 했던 약속이다. 당 대표가 되면 일단 국회부터 냉정하게 진단하고 그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지난 총선 결과가 참담했다. 계파 갈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선거 때마다 결과에 따라 ‘탓’만 하다 보면 근본적인 대책이 안 나온다. 정치만 있고 국민이 없다는 게 사실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다.”

―최근 친박계 주류가 이 의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당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당 대표는 화합과 통합의 중심에 서야 한다. 특정 계파로부터 지지를 받거나 배척을 당한다는 (인식은) 위험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박(비박근혜)계 단일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뭉쳐서 힘을 갖겠다는 발상이 패권 아닌가. 패권주의를 청산한다면서 패권을 형성하는 건 퇴보고 개악이다.”

―새로운 당 대표는 ‘차기 대선 관리자’라는 역할이 필요한데 그에 대한 구상은….

“대선 후보를 ‘슈퍼스타 K’ 방식으로 선출하자고 제안하겠다. 당 내외 인사 5, 6명을 후보군으로 추려 지역별로 다니며 치열한 국정 토론을 시키겠다.”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의혹이 쏟아진다. 당 대표가 되면 어떻게 접근할 계획인가.

“일단 법적인 진위가 중요하지만 국민의 시선도 가볍게 여기진 않겠다. 진위를 떠나 국민 입장에서 1300억 원의 거래액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만들지 않나.”

―출사표에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당 대표가 되면 호남 출신이 보수 정당에서 최초로 당 대표가 되는 거다. 정치권의 가장 밑바닥에서 시작해 대표가 되는 거다. 조직, 세력이 없는 비엘리트, 비주류가 여당의 대표가 되는 거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많은 사람에게 그런 의미에서 희망이자 롤 모델이 되고 싶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당권주자#인터뷰#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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