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롯데家 후계다툼, 자이언츠의 앞날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5일 05시 45분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의 후계 구도는 야구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과연 롯데 산하 야구단인 자이언츠의 운명은 어떻게 달라질까. 스포츠동아DB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의 후계 구도는 야구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과연 롯데 산하 야구단인 자이언츠의 운명은 어떻게 달라질까. 스포츠동아DB
신동인 구단주대행 ‘반 신동빈 세력’
이창원 사장은 신동빈 회장 측 인사
경영권 분쟁 결과 따라 팀 운명 결정


재계 서열 5위, 롯데 그룹의 후계 구도가 초미의 관심사다. 과연 롯데 산하 야구단, 자이언츠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신동인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대행은 이번 사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5촌 조카인 그는 대표적인 ‘반 신동빈’ 세력으로 꼽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데려가 ‘반란’을 꾀했을 때 동행한 인물이다.

신 구단주대행은 그룹기획조정실 사장,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사장을 역임하는 등 신 총괄회장의 최측근으로 그룹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2005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실권을 잡으면서 그룹 실무에서 밀려났다. 롯데 그룹을 키운 자신이 밀려난 것에 대한 반발심이 컸다. 최근 인터뷰에서 경영권 다툼에 말려들기 싫다는 뜻을 표명했지만,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함께 지난달 중순 일부 계열사 전·현직 임원들을 불러 회유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신 구단주대행은 그동안 야구단 운영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해 폐쇄회로(CC)TV 사찰 논란 이후 명패뿐인 구단주대행에 머물고 있다. 특히 그룹 정책본부 홍보팀장(전무) 출신인 이창원 사장이 선임되면서, 신 구단주대행의 입지에 큰 영향이 있었다. 올 시즌 사직구장에 한 차례 방문했을 뿐, 그는 과거와 달리 야구단에서도 힘을 못 쓰고 있다. 반면 이창원 사장은 신동빈 회장 측 인사로 꼽힌다. 그룹 홍보를 담당하면서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야구단은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롯데제과(30%), 롯데쇼핑(30%), 롯데칠성음료(20%) 등 야구단 운영에 필요한 지원금을 내는 회사들이 지분을 보유중이다. 신 총괄회장과 신 이사장 등이 등기이사로 올라 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어떻게 결론나느냐에 야구단의 운명이 갈리게 된다.

만약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승리한다면, 야구단에서도 한 발 물러서있던 신 구단주대행에게 다시 힘이 실릴 수 있다. 야구단을 떠나 더 큰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하지만 4일 롯데 계열사 사장단이 신동빈 회장지지 입장을 표명하는 등 ‘신동빈 체제’의 ‘원 롯데, 원 리더’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창원 사장 역시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로 이에 동참했다.

신동빈 회장이 승리할 경우, 야구단의 현 수뇌부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창원 사장과 이윤원 단장의 ‘개혁 의지’가 강한 만큼, 자이언츠가 체질 개선을 위해 대폭적인 변화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야구단에 전폭적 자금 지원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단 어느 한 쪽의 승리가 아닌, 그룹의 ‘계열 분리’ 방식으로 갈 경우 사태가 복잡해진다. 과거 구씨와 허씨 일가가 각각 LG와 GS 그룹으로 쪼개질 때 야구단은 LG로, 축구단은 GS로 가는 등 스포츠단도 양대 축을 중심으로 분리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롯데의 경우, 스포츠단은 야구와 골프만 존재한다. 계열 분리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가져갈 것이 유력한 쪽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 제조업 계열사다. 골프는 호텔롯데 쪽과 연관이 있지만, 야구단은 포지션이 애매하다.

가능성은 낮지만, 야구단이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의 ‘국적 논란’이 번지는 등 그룹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야구단은 이를 회복시킬 카드로 보는 시각도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들은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구단의 미래가 달려 있는 만큼, 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울산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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