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의 야구 역사 한눈에 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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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역사전’ 8월22일까지 열려… 개화기 초기 사용한 글러브 등 전시
인천-동산-제물포高 창단 비화 소개

인천개항박물관에서 개최된 ‘인천의 고교야구 역사전’을 찾은 시민들이 27일 고교 야구부 선수들의 유니폼과 우승 트로피 등을 살펴보고 있다. 그동안 전국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인천고와 동산고, 제물포고의 오랜 야구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개항박물관에서 개최된 ‘인천의 고교야구 역사전’을 찾은 시민들이 27일 고교 야구부 선수들의 유니폼과 우승 트로피 등을 살펴보고 있다. 그동안 전국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인천고와 동산고, 제물포고의 오랜 야구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에서 나고 자란 시민의 상당수는 야구 사랑이 각별하다.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가 1905년 인천에서 국내 처음으로 야구를 보급한 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향토사학자들은 질레트에 앞서 1899년 인천영어야학회에서 이미 야구 경기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는 당시 학생의 일기장과 문학잡지를 근거로 인천을 ‘한국 야구의 발상지’로 꼽기도 한다.

인천개항박물관(중구 중앙동1가)이 인천에서 시작된 야구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 전시회 ‘구도(球都) 인천의 고교야구 역사전’을 8월 22일까지 연다. 1층 전시실에서는 개화기 인천을 통해 유입된 뒤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야구와 궤적을 같이해 온 인천의 야구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야구 도입 초기에 사용한 야구공과 글러브, 방망이, 야구장 현판 등을 비롯해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과 같은 인천 출신 유명 선수의 유니폼과 관련 사진 자료를 감상할 수 있다.

1920년 인천지역 고교생들이 모여 만든 야구단 ‘한용단(韓涌團)’ 소속 선수들이 웃터골(현 제물포고 운동장)에서 일본인으로 구성된 미신(米信)팀과의 경기를 통해 시민에게 독립정신을 고취시킨 일화를 확인할 수 있다.

2층 전시실에서는 인천을 대표하는 고교 야구의 역사가 펼쳐진다. 질레트가 야구용품을 들여와 황성기독청년회 회원들에게 야구를 처음 보급한 1905년 야구부를 창단해 지금까지 전국대회에서 20여 차례나 우승한 인천고의 오랜 전통을 알아볼 수 있다.

인천고 못지않게 전국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명문인 동산고와 1947년부터 야구부를 운영하다 중단한 뒤 1982년 재창단한 제물포고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이들 3개 고교 총동창회는 2005년 ‘인천야구 한 세기’(600쪽)를 함께 발간하기도 했다. 당시 선수들이 들어올린 전국대회 우승기, 트로피, 선수들이 입었던 유니폼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한야구협회 등이 전시회를 후원한다.

이 박물관은 2010년 중앙동1가 개항장거리에 있는 옛 일본제일은행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인천시유형문화재(제7호)로 지정된 옛 일본제일은행은 1897년 지어진 화강암 외벽의 르네상스풍 석조 건물로 광복 이후 한국은행 인천지점, 조달청 인천지점, 중구청 별관 등으로 활용됐다.

박물관은 중구가 수집한 자료들 가운데 인천을 통해 처음 들어오거나 인천에서 탄생한 근대 유물을 선별해 전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군함 광제호에서 휘날리던 태극기를 비롯해 당시 사용했던 우표와 경인선 기관차 사진과 모형, 인천전환국이 발행한 주화, 벽걸이형 자석식 전화기 등이 있다.

관람료는 어른 500원, 청소년 300원, 어린이 200원. 이 박물관 인근에 있는 자장면박물관과 근대건축전시관을 둘러본 관람객은 무료로 볼 수 있다. 032-777-7508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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