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상위10% 월급, 하위10%의 11배

손영일 기자 입력 2015-06-05 03:00수정 2015-06-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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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직장가입자 소득 분석 대기업 직장인 A씨의 한 달 월급은 성과급까지 포함할 경우 650만 원(세전 기준)이 넘는다. 반면 정부부처의 5급 사무관 이모 씨(34)는 수당을 포함해 370만 원 남짓이다. 이 씨는 민간기업에 비해 월급이 낮다며 아쉬워하지만 그래도 영세 프로그램 업체에 다니는 김모 씨(31)보다는 형편이 낫다. 김 씨가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야근수당까지 다 합쳐도 250만 원에 못 미친다. 이처럼 같은 30대 직장인이라도 월급 차가 적게는 120만 원에서 많게는 400만 원까지 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연령·소득분위별 평균소득 현황’ 자료는 한국의 고용시장이 꾸준히 악화되고 있으며 소득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대별 소득 격차가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같은 세대 안에서도 부가 양극화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 고소득자 소득증가율 저소득층의 3배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울산 남을)에게 제출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연령·소득분위별 평균소득 현황’에 따르면 소득 수준 최하위 10%인 1분위 직장인의 세전 평균 월급은 2010년 75만2262원에서 2014년 80만5213원으로 7.0% 증가했다. 평균 월급은 직장인의 전체 연봉을 12개월로 나눈 금액이다. 반면 같은 기간 소득수준 최상위 10%인 10분위 직장인의 평균 월급은 734만9090원에서 882만5493원으로 20.1% 늘었다.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율이 저소득층의 약 3배에 이른 것이다. 특히 하위 10%인 1분위 직장인의 월급 상승률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평균 월급 상승률(16.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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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1분위와 10분위 직장인 간의 평균 월급 격차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2010년 두 그룹의 월급 격차는 659만6828원이었지만 2014년에는 802만280원으로 벌어졌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기업 임원이나 펀드매니저 같은 고소득자의 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에 실업을 겨우 면한 사람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격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노인 인구가 증가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고령화로 인해 노인들이 취업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들 대부분은 1분위와 2분위 같은 하위 계층에 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인 근로자의 경우 월급을 크게 올리지 않아도 일을 하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월급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 세대 내에서도 월급 격차 심화

청년층과 중장년층 등 세대 간 월급 격차뿐만 아니라 같은 세대 안에서도 월급 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30대 직장인의 경우 지난해 10분위 소득자의 평균 월급은 818만6470원으로 1분위 85만4886원의 9.57배다. 2010년 두 그룹의 월급 격차는 634만4641원이었지만 2014년에는 733만1584원으로 98만6943원 늘어났다. 20대 역시 10분위 월급이 1분위의 8.91배였다.

40대 이상에선 1분위와 10분위 직장인의 월급 격차가 10배 이상으로 대폭 벌어졌다. 특히 70대 이상 직장인의 경우 1분위와 10분위 간의 월급 격차가 18배에 이른다. 10분위에 속한 70대 이상 직장인들은 최고경영자(CEO) 같은 기업의 임원진이 많은 반면에 1분위에는 최저임금을 받는 임시직과 일용직 근로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10분위에 속한 70대 이상 직장인의 지난해 평균 월급은 1458만7905원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한편 10대 직장인 가운데 10분위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은 2014년 현재 30명으로 2010년보다 10명이 줄어들었다. 이들의 평균 월급은 830만4282원으로 10분위에 있는 2030세대보다 많았다. 20대와 30대는 각각 727만1703원, 818만6470원이었다. 하지만 2010년과 비교해 2014년에 소득 10분위 직장인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20대였다. 2010년 20대의 10분위 직장인은 6211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만1692명으로 88.2% 증가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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