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경비원, “택배 찾아가라” 했다가 30대 주민에 멱살잡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7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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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아파트 경비원이 ‘택배를 찾아가라’고 했다가 30대 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이 주민을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4일 오후 7시반경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조모 씨(65)는 주민 박모씨(35·회사원) 집에 인터폰을 걸어 “택배를 찾아가라”고 했다. 박 씨 아내가 “내일(5일) 찾아가겠다”고 하자 조 씨는 “5일 오전 9시까지 찾아가 달라”고 요청했다.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던 박 씨는 인터폰을 넘겨받아 반말조로 조 씨에게 항의했고, 박 씨의 거친 어투에 조 씨는 사과하고 전화를 끊었다.

박 씨는 다시 아파트 관리실에 전화를 걸어 “입주민이 전화하는데 전화를 끊었다. 조 씨를 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박 씨는 경비실로 조 씨를 찾아가 욕설을 하며 멱살을 잡고 밀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는 이 과정에서 침대에 주저앉으면서 목과 허리를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씨가 거듭 사과했으나 말다툼이 이어지면서 박 씨가 조 씨의 발목 부분을 발로 차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동료 경비원이 아파트 인터넷 모임에 올리면서 알려졌고, 조 씨의 큰 아들(43)은 박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파문이 커지자 박 씨는 6일 전남 영광의 한 병원에 입원한 조 씨를 찾아 사과했다. 조 씨의 부인(65)은 “큰 아들보다 어린 주민에게 멱살이 잡힌 남편이 우울증에 걸릴까봐 걱정 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박 씨를 상해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박 씨가 홧김에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며 자신이 잘못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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